"오래 머물러야 예쁘다"…네이버·카카오, 체류 시간 늘리기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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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왼쪽)와 카카오 사옥 /한경DB

네이버(왼쪽)와 카카오 사옥 /한경DB

“이용 시간을 늘려라.” 국내 대표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최근 핵심 과제다. 유튜브와 틱톡, 인스타그램 등 해외 IT 플랫폼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용자 이탈을 막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유튜브 하루 이용 시간 2시간 돌파

"오래 머물러야 예쁘다"…네이버·카카오, 체류 시간 늘리기 경쟁

최근 IT 서비스의 이용 시간이 대부분 늘었다. 하지만 서비스마다 증가 폭이 달랐다. 10일 앱 분석 서비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유튜브 총사용 시간은 6965만6607시간으로 전체 앱 가운데 가장 길었다. 유튜브의 1인당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은 139.37분이었다. 5년 전인 2020년(59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인스타그램 이용 시간도 늘었다. 지난달 25일 기준으로 1인당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은 50.58분이다. 2020년(15분)보다 세 배 이상 급증했다. 인스타그램에 숏폼 서비스 ‘릴스’가 추가된 영향이다.

반면 네이버와 카카오톡의 국내 이용 시간은 5년 전과 비슷하다. 2020년 카카오톡과 네이버의 1인당 하루 평균 이용 시간은 각각 23.4분, 20.4분이었다. 지난달 25일 기준으로 카카오톡은 30.12분으로 나타났으며 네이버는 25.4분을 기록했다. 5년 동안 5~7분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의 이용 시간은 IT 플랫폼이 제공하는 광고, 쇼핑 서비스 등의 매출 증감과 직결되기 때문에 핵심 성과 지표”라고 설명했다.

◇숏폼 강화하는 네이버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는 이용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회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콘텐츠 분석 및 추천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용자 저마다의 취향과 관심사에 맞는 콘텐츠를 자연스럽게 제공해 네이버 앱에서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달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네이버 곳곳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블로거, ‘클립’(숏폼 유통 서비스) 크리에이터 등 특색 있는 창작자를 위해 AI 기반 콘텐츠 제작 지원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클립 관련 콘텐츠 창작자를 대규모로 확충해 유튜브, 틱톡 등 해외 플랫폼에 대응하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2025년 상반기 클립 크리에이터’ 이벤트 행사를 통해 창작자 5000명을 모집했다. 작년 7월엔 클립 콘텐츠 활성화를 위해 클립 크리에이터 2500명을 모집했다. 클립의 활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이번에는 모집 인원을 5000명으로 두 배 늘리고 총 70억원 규모의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매달 10건 이상 숏폼 콘텐츠를 제작하는 ‘미션’을 완료하면 크리에이터에게 기본 활동비를 지급한다. 연속으로 미션을 완료할 때마다 보너스 활동비도 추가 지급한다. 또 재생 수가 많은 인기 창작자뿐만 아니라 채널 성장률이 돋보이는 초기 창작자를 대상으로 ‘라이징 어워드’를 여는 등 창작자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카카오, AI 적극 활용

카카오도 AI로 이용자의 카카오톡 체류 시간을 늘려 매출 확대에 나선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달 연간 실적 발표 자리에서 “카카오톡 생태계에 다양한 AI 서비스를 출시해 채팅을 넘어 다양한 트래픽을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카카오톡의 이용자 체류 시간을 지금보다 20% 이상 늘리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카카오톡의 광고(비즈보드), 쇼핑(선물하기) 등 톡비즈 부문은 카카오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높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의 28.9%를 차지했다. 정 대표는 “카카오의 압도적인 트래픽 대비 (이용자의) 검색 활동이 많지 않다”며 “정보를 검색하는 맥락을 만들고 새로운 형태의 수익화 공간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다양한 AI 서비스를 카카오톡에 추가할 계획이다. 카카오는 이달 ‘AI 메이트 쇼핑’ 기능을 선보인다. 이용자 수요에 맞는 상품 등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그는 “카카오톡 샵(#) 검색 및 새로운 서비스에도 AI를 적용해 이용자가 정보를 검색하면 문맥까지 추론해 최적의 답변을 요약·정리한 콘텐츠를 생성하는 서비스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에 ‘발견 영역’도 추가할 예정이다. 숏폼, 이미지 등 다양한 콘텐츠를 피드 형태로 제공하는 새로운 서비스다. 정 대표는 “출시 초기에는 전문적인 콘텐츠를 중심으로 하고 향후 다양한 AI 서비스에서 생성되는 콘텐츠까지 제공 범위를 확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장기적으로 발견 영역에서 창작에 관심 있는 일반 이용자의 콘텐츠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도구도 제공할 예정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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