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간 우주기업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가 무인 탐사선 ‘블루 고스트’의 생생한 달 표면 착륙 장면을 공개했다.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블루 고스트의 달 표면 착륙을 성공시킨 파이어플라이는 5일 자사 유튜브 계정에 당시 상황을 찍은 2분49초 분량의 ‘Moon Landing - Firefly Blue Ghost Makes History’ 영상을 게재했다.
달 착륙을 고화질로 포착한 게 포인트. 탐사선이 달 앞면 북동쪽 사분면의 대형 분지 ‘마레 크리시엄(위난의 바다)’ 내 ‘몬 라트레이유’라 불리는 고대 화산 지형 근처에 내려앉으면서 달 표면에 비친 그림자와 이때 이는 먼지구름 등을 뚜렷이 볼 수 있다.
최종 하강 및 착지 과정을 카메라가 포착한 덕분으로, 1969년 아폴로 11호에 탑승해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내딛은 닐 암스트롱 등이 목격했을 법한 모습을 화면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영상을 보면 블루 고스트가 안정적으로 달 착륙에 성공하자 마음 졸이며 지켜보던 파이어플라이 제이슨 김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직원들은 박수와 함께 환호하고 서로를 껴안으며 자축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 알려진 제이슨 김 CEO는 “모든 과정이 시계 장치처럼 정확하게 진행됐다. 우리는 달의 먼지를 ‘부츠’에 묻혔다”고 말했다.
이 영상은 공개된 지 채 하루도 안 돼 12만번 이상 조회수를 기록하고 1100개 넘는 댓글이 달리며 주목받았다. “처음 고화질로 달 착륙 모습을 봤다”, “이걸 HD 화질로 본다니 비현실적이다” 등의 감탄과 함께 “달 표면에 가까워질수록 선명해지는 먼지구름과 그림자가 인상적”이란 반응이 쏟아져나왔다.
파이어플라이는 미 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달 착륙선을 발사한 세 번째 민간기업이자 사상 두 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민간기업이 됐다. NASA는 달 탐사선을 민간 업체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개발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 판단, 2018년부터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블루 고스트에 앞서 CLPS를 통해 지난해 2월 미국 민간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노바-C’ 기종 ‘오디세우스’가 달 남극 인근 지점에 착륙한 바 있다. 다만 오디세우스는 막판에 다리가 하나 부러져 안정된 자세를 취하지 못하고 넘어지는 바람에 완벽한 착륙을 하지 못했던 데 반해 블루 고스트는 성공적으로 달 표면 착륙을 마쳤다.
블루 고스트는 또 예술 작품을 달에 보내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세계 각국 창작자들이 만든 시집 ‘폴라리스 트릴로지’를 실었는데, 우리나라의 시조 작품 8편도 여기에 포함됐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