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영파씨(YOUNG POSSE)가 무대를 씹어먹는 기세로 돌아왔다. 더 강력해진 실력을 무기로 이들만의 '프리스타일'을 한껏 발산할 예정이다.
영파씨(정선혜, 위연정, 지아나, 도은, 한지은)는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예스24 원더로크홀에서 네 번째 EP '그로잉 패인 파트1 : 프리(Growing Pain pt.1 : FREE)' 발매 기념 미디어 미니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2023년 10월 데뷔한 영파씨는 '마카로니 치즈', 'XXL', '에이트 댓' 등 정통 힙합곡을 선보이며 개성 있는 팀 컬러를 구축해 왔다. 좌중을 압도하는 에너지 넘치는 퍼포먼스, 거침없이 내뱉는 랩, 힙한 바이브까지 다 갖추며 '실력파 그룹'으로 입소문을 탔다. 이날 행사 역시 '미니 페스티벌'이라는 형식으로 준비해 이전 발매곡부터 신곡까지 잇달아 선보이는 형식으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보 타이틀곡 '프리스타일'은 타인이 규정한 시선이나 잣대에 굴복하지 않고, 우리는 우리의 마음 가는 대로 예술을 펼치겠다는 영파씨의 선언을 담은 곡이다. 펑크 힙합을 기반으로 재즈, 메탈, 힙합 등 다양한 장르의 요소를 자유롭게 결합해 장르의 경계를 허물었다. 거침없는 비트, 직설적인 가사가 특징이다.
강렬하고 당당한 '힙크러쉬' 매력으로 '국힙 딸내미'라는 수식어를 내세웠던 영파씨는 이번에 한층 진화한 바이브로 '국힙 언니쓰'를 목표로 한다. 현장에서 공개된 '프리스타일' 무대는 중독성 있는 후렴에 한층 거칠고 강렬해진 무드로 눈과 귀를 동시에 사로잡았다. '멋지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무대였다. 실제로 영파씨는 K팝 팬들에게 '독특하다', '멋있다', '독보적이다' 등의 평가를 얻고 있다.
스스로 멋있다고 느껴질 때가 언제냐고 묻자 도은은 "많은 순간이 있지만, 지금 기억나는 걸 꼽자면 조금 전에 기자님들께 무대를 보여드릴 때 우리끼리 눈을 맞추면서 너무 행복했다"고 답했다. 이어 "무대에서 우리끼리 아이컨택하는 순간, 신나는 에너지를 대중분들께 보여드릴 때 가장 멋있다고 생각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타이틀곡 '프리스타일'에는 "머리, 어깨, 무릎, 발"이라는 가사가 들어가 동요를 떠올리게 한다. 이와 관련해 한지은은 "유명한, 꽂힐 만한 포인트를 넣어서 저희 노래가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타이틀곡을 '프리스타일'로 택한 이유에 대해 위연정은 "세상이 아무리 영파씨를 규정하려고 해도 우린 우리 가는대로 예술을 하겠다고 말하는 곡이다. 힙합, 재즈, 메탈 등을 녹인 독특한 사운드가 매력적이었다"고 답했다. 정선혜는 "다양한 후보가 있었는데 영파씨의 자유분방한 모습이 프리스타일과 잘 매치됐다. 무엇보다 여름에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힙합곡이라 타이틀곡으로 정했다"고 부연했다.
정선혜는 '프리스타일'을 말썽꾸러기에 비유했다. 그 이유에 대해 "말썽꾸러기 같은 그런 영파씨의 색깔을 음원에서도 느끼실 수 있도록 녹음할 때 노력했다. 영파씨가 프리한 느낌인 만큼 말썽꾸러기가 가장 잘 어울리지 않나 싶다"고 했다.
영파씨는 '그로잉 패인 파트1 : 프리'를 통해 앞선 음식 3부작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출발에 나선다. '그래서 너희가 누군데?'라는 질문에서 시작한 신보는 세상과 나 사이의 간극 속에서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며 겪는 성장통을 영파씨만의 유쾌한 방식으로 풀어냈다. 영파씨 멤버 전원이 크레딧에 이름을 올려 자신들의 진솔한 생각과 감정들을 담아낸 자전적인 이야기를 총 7곡에 풀어냈다.
타이틀곡 '프리스타일'을 비롯해 세상이 던지는 날카로운 질문들 앞에서도 당당한 태도로 서겠다는 포부를 담은 'YSSR', 있는 그대로의 나라는 주제를 거침없이 표현한 'ADHD',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학교를 자퇴한 정선혜와 도은의 이야기를 마치 일기장을 엿보듯 풀어낸 '스쿨스 아웃', 현실적인 욕망과 꿈 사이에서 성공을 갈구하는 솔직한 마음을 담은 '머니 뱅크', 사춘기의 숨길 수 없는 반항심과 자유분방함을 생생하게 표현한 '소주', 청개구리처럼 늘 남들과는 다른 길을 걷는 영파씨만의 독특한 색깔을 노래한 '세임 쉿 중 어나더 원' 등 모든 트랙의 메시지가 뚜렷하다.
한지은은 작업 당시를 떠올리며 "연습생에서 가수가 되기까지 가고 있는 길이 맞는지 불안함이 컸다. 불확실한 미래 속에서도 겁이 나지만, 하고 싶은 걸 하겠다는 느낌과 생각들을 가사에 온전히 담았다"고 전했다.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묻자 한지은은 "'프리스타일'로 장기 차트인을 한번 해보고 싶다. 또 음악방송 1위를 해서 CD를 '에이트 댓' 한 듯한 앙코르 라이브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재치 있게 말했다.
지아나는 "이번 앨범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한 영파씨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페스티벌 헤드라이너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데뷔 직후부터 다수의 힙합 페스티벌 무대에도 서고 있는 이들은 "데뷔 초에 LA에서 했던 페스티벌 이후로 쭉 페스티벌을 많이 나갔다. 너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서 이번에는 저희의 이름을 내건 월드투어를 통해 다시 국내로 돌아와서 저희만의 콘서트를 열어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한지은은 구체적으로 롤라팔루자나 코첼라 무대를 목표로 꼽았다.
영파씨의 네 번째 EP '그로잉 패인 파트1 : 프리'는 이날 오후 6시에 발매된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