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해전 영웅 부인의 외침[임용한의 전쟁사]〈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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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연평해전의 영웅 고 한상국 상사의 부인인 김한나 씨가 국회 앞에서 외로운 시위를 시작했다. 시위의 목적은 군 가산점 부활이다. 26년 전에 공무원시험과 공기업 채용시험에 적용하는 군 가산점이 남녀 평등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을 받았다. 바늘구멍 같은 채용시험에 응시하는 여성과 군 미필자로서는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군 가산점 폐지는 더 큰 차별이자 무책임이라는 생각은 왜 하지 못할까.

일단 군 가산점 대상은 남성이 아니라 군 복무자다. 대부분 남성이 혜택을 받는다고 하면 군에서 여성 인력 활용을 늘릴 수도 있었다. 공무원시험에 적용하는 군 가산점도 문제가 있다고 하면 군 경력을 사회적 경력으로 인정해 줄 수 있다. 일괄적인 가산점이 아니라 다양한 특수성을 보장해 주는 방안도 있다. 학교와 기업에서 특성에 따라 자유롭게 군 복무에 대한 보상점을 부여하는 문화도 필요하다.

이런 시도를 하면 또 공정성을 따지고 든다. 우리 사회는 이상한 공정성의 논리에 빠져 있다. 요즘 세계가 그렇긴 하지만 집단, 획일화의 논리로 겉으로 드러나는 작은 차이를 더 크고, 보이지 않는 차별로 바꿔 버린다.

구체적인 방법은 전문적인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여기서 말하고 싶은 건 가산점 폐지가 불러온 군 경시 풍조이다. 가뜩이나 군 복무를 강제 노예생활로 비유하는 젊은이들이 늘어가는데, 군 가산점 폐지는 이에 가시적인 기여를 했다. 이런저런 보완책을 시행했다고 하지만 가시적인 제도도 있어야 한다. 군 복무를 노예시하는 풍조에 대처하는 당당하고 구체적인 노력도 부족했다.

병사들은 자신을 희생해 국민의 생명과 삶을 보호하고 있다. 사병 월급을 올리고 복지를 개선한다고 해도, 중요한 시기에 국방에 헌신한 시간을 보상할 수는 없다. 또한 모두가 어머니의 아들들이다. 군 복무를 국가가 정당히 보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어떻게 특정 성별의 문제이고, 차별의 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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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한 역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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