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유재석을 다룬 위인전을 읽은 적이 있다. 꼭 10년 전, 그의 나이 마흔세 살 때 출간된 어린이 만화 위인전 시리즈. 이사를 많이 다녔고, 반장이 된 아들을 위해 어머니는 학교 청소를 자처했다는 등의 시시콜콜한 얘기부터, 주요 발자취를 정리한 인물 연표까지 수록해 그의 위대함(?)을 칭송하는 책이었다. 웃음을 주고 인기도 높은 데다 기부도 자주 하니 그만하면 훌륭한 삶이라 할 테지만, 아무리 그래도 위인전까지야. 본인도 민망했던 모양이다. 어느 방송에서 한 아이가 “아저씨 책 봤다”며 내용을 줄줄 외자 유재석은 “제 의사와는 상관없이 발간됐다”고 쩔쩔맸다.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바로잡기도 했다. 어찌 보면 피해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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