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에 투자하고 나서 처음 받은 기념품은 후드티가 아니라 현금이 든 액자였습니다.”
미국 벤처캐피털(VC) 굿워터캐피털의 창업자인 에릭 김 매니징파트너(사진)는 쿠팡,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모기업), 당근 등 한국 컨슈머 테크 기업들의 ‘오늘날’을 있게 한 ‘대부’로 불린다. 2010년대 B2C 플랫폼 창업 열풍이 불 때 그가 제공한 종잣돈으로 이들 기업이 성장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그는 ‘현금을 모두 멸종시키겠다’는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의 포부를 떠올리며 “성공한 창업자들은 발상의 규모가 달랐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레드우드시티에서 만난 김 매니징파트너는 “한국 컨슈머 테크에 계속 투자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계 미국인인 그가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자각한 계기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이었다. 그는 “거리에서 막대풍선을 두드리고 환호하는 군중을 보며 처음으로 집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김 매니징파트너는 한국 시장의 장점을 네 가지로 꼽았다. △좁은 땅에 인구 100만명 이상 도시들이 밀집한 ‘초도시화’ 환경 △스마트폰 보급률 96%의 디지털 인프라 △3만3000달러 수준의 높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 △수준 높은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인재가 그것이다.
그는 “이 기반 덕분에 한국은 반도체 같은 제조업뿐만 아니라 소비자 시장의 거대한 실험실이 될 수 있었다”며 “미국보다 한국에서 새벽 배송이 빨리 도입된 이유도 이 네 가지 요인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그가 주목하는 분야는 K엔터테인먼트다. 굿워터캐피털은 지난해 10월 글로벌 팬덤 비즈니스 솔루션 ‘비마이프렌즈(bemyfriends)’에 210억원을 투자했다. 김 매니징파트너는 “전 세계 아티스트들이 K팝 모델을 따르고 싶어한다”며 “비마이프렌즈는 단순한 한국 기반 플랫폼이 아니라, 할리우드부터 서울까지 전 세계 아티스트들이 팬 경험을 위해 사용하는 글로벌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컨슈머 테크의 미래에 대해서는 “소비자용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에서 가장 큰 가치가 창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AI 컨슈머 테크는 처음부터 소비자와 기업을 모두 겨냥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B2C 기업이 기업 대상(B2B)으로 확장했다. 검색 엔진으로 시작한 구글, 온라인 상거래 스타트업으로 성장한 아마존이 클라우드 기업으로 거듭난 게 그 예다. 하지만 이제는 그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매니징파트너는 “오픈AI가 B2C인 동시에 B2B인 것처럼 AI 시대에는 두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옴니채널(Omnichannel·다중경로) 접근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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