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하고 싶지만…난 가장 살필 게 많은 쿼터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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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미국프로풋볼(NFL) 한국계 스타 쿼터백 카일러 머리가 11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본사에서 연합뉴스·연합뉴스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3.11 see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한국계 미국인 3세로 미국프로풋볼(NFL)을 대표하는 쿼터백 가운데 한 명으로 활약 중인 카일러 머리(27·애리조나 카디널스)는 야구로도 일류였던 선수다.
고등학교 시절 내야수로 뛰다가 텍사스 A&M 대학교로 진학하며 미식축구에 전념했던 머리는 오클라호마 대학교로 전학 간 뒤 다시 야구를 시작했다.
외야수로 뛴 그는 대학리그에서 5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6에 홈런 10개, 47타점, 도루 10개로 재능을 뽐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로부터 1라운드 전체 9순위로 지명받았다.
그러나 머리는 이후 2018년 오클라호마 대학교 주전 쿼터백으로 활약하며 대학 최고의 선수에게 주는 하이스만 트로피를 받았고, NFL 드래프트에서 애리조나의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지명돼 미식축구를 진로로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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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일러 머리 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머리는 11일 오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야구를 포기한 건 제 인생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다. 오클랜드 구단은 내가 대학에 돌아가서 미식축구하도록 허락해줬다"고 돌아봤다.
머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야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던 선수다.
과거 미식축구와 야구를 병행한 선배들의 길을 따라갈 생각은 없을까.
NFL과 MLB를 동시에 누빈 가장 유명한 사례는 보 잭슨이다.
잭슨은 1980년대 말 NFL에서는 로스앤젤레스 레이더스 러닝백으로 활약하고, MLB에서는 외야수로 뛰었다.
그것도 한 종목을 쉬고 다른 종목에서 뛴 게 아니라, 비시즌을 활용해 두 종목을 동시에 소화하는 괴물 같은 체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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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미국프로풋볼(NFL) 한국계 스타 쿼터백 카일러 머리가 11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본사에서 연합뉴스·연합뉴스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3.11 seephoto@yna.co.kr
잭슨이 NFL과 MLB 양쪽에서 올스타에 선정된 선수였다면, 디온 샌더스는 슈퍼볼(NFL)과 월드시리즈(MLB)에 모두 진출한 이력이 있다.
또한 샌더스는 NFL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정도로 미식축구에서 큰 발자국을 남겼다.
머리는 '야구 선수로 뛸 생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야구하고 싶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해본 것들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게 야구공을 치는 것이었다. 둘 다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잭슨은 NFL에서 공을 잡고 달리며 터치다운을 시도하는 공격수인 러닝백, 샌더스는 수비수인 코너백이었다.
머리는 미식축구 모든 포지션 가운데 가장 중요하고, 책임질 것도 많은 쿼터백이다.
머리는 "저는 가장 살필 게 많은 쿼터백"이라며 현실적인 어려움을 언급했다.
미식축구는 머리에게 여전히 세계 최고의 스포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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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미국프로풋볼(NFL) 한국계 스타 쿼터백 카일러 머리가 11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본사에서 연합뉴스·연합뉴스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3.11 seephoto@yna.co.kr
한국에서 미식축구의 인기가 높지 않다는 걸 안다는 그는 "희생과 동지애, 노력, 승리를 위한 규율 등 모든 것이 있는 종목이다. 야구와 농구를 경험해봤지만, 이런 요소들 때문에 미식축구가 세계 최고의 종목"이라고 강조했다.
NFL 비시즌을 보내고 있는 머리의 눈은 이미 다음 시즌으로 향해 있다.
머리의 소속팀 애리조나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8승 9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머리는 "좋지 않은 시즌이었다. 우리는 쉽게 10승을 거두고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래도 지난 시즌 이룬 것들에 힘을 얻는다. 이제 막 FA 시장이 열렸고, 다음달에는 신인드래프트도 있다. 거기에 기대한다"고 말했다.
4b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3월12일 09시56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