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베트남 현지에서 Z세대 홍보대사 50명을 선발하는데 지원서 4500건이 몰렸다. 이들은 한 달간 최신 갤럭시 기기를 가장 먼저 체험하고 이를 활용한 숏폼·블로그 등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해 배포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들을 통해 현지 젊은층 목소리를 브랜드 전략에 반영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해마다 현지 Z세대를 전면에 내세우는 이유는 아이폰 선호도가 높은 젊은층을 공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서 지난해 출하량 기준 연간 점유율 26%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지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한 아이폰의 추격에 직면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동남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등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방어전에 나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회사는 인공지능(AI)을 지원하는 갤럭시 기기를 연내 누적 기준 8억대로 늘리기 위해 해당 지역 내 판매를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SEAO, 가장 역동적…AI 관심도 글로벌 평균 3배"
삼성전자는 이 지역의 잠재력을 주목했다. 김창업 삼성전자 동남아시아·오세아니아(SEAO) 최고경영자(CEO·부사장)는 최근 자사 뉴스룸을 통해 "동남아와 오세아니아는 AI 혁명을 맞이할 준비가 됐다"며 "이 지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디지털 경제 중 하나로 모바일 경험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글·싱가포르 국영 투자회사 테마섹·글로벌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가 발간한 2025년 보고서에 따르면 동남아에선 지난 10년간 신규 온라인 사용자 2억명이 추가됐다. 현지에선 5명 중 3명이 온라인 쇼핑을 이용했고 전체 거래 가운데 60%가 디지털 결제로 이뤄졌다.
오세아니아도 디지털·AI 경험이 확산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뉴질랜드 제3차 AI 생산성 보고서를 보면 현지 기업 중 91%는 AI 효용성을 긍정평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호주 국립인공지능센터(NAIC)는 2024년 4분기 기준 자국 중소기업 약 40%가 AI를 도입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삼성전자는 디지털·AI 경험이 빠르게 확산하는 지역에서 갤럭시 AI를 앞세워 판매를 확대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동남아의) 이러한 높은 디지털 활용 능력은 AI에 대한 강력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그 관심도는 전 세계 평균보다 3배나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2년 전 출시된 갤럭시S24 시리즈는 기존 스마트폰에서 AI 스마트폰 시대로의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했다"며 "오늘날 동남아와 오세아니아 전역의 주요 도시부터 빠르게 성장하는 기술시장에 이르기까지 수백만명의 사용자를 보유한 이 스마트폰은 단순한 도구를 넘어 디지털 생활을 연결하고 탐색하는 핵심 플랫폼이 됐다"고 강조했다.
동남아 청년 10명 중 9명 "매일 모바일로 AI 써"
삼성전자는 현지 AI 확산을 뒷받침할 기기로 갤럭시S26 시리즈를 꼽았다.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을 맡는 노태문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월 갤럭시 언팩 당시 동남아·오세아니아 미디어 대상 세션에서 해당 지역을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시장 중 하나이자 AI 혁신을 가장 빠르게 수용하는 지역"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동남아 청년 10명 중 9명이 매일 모바일 기기를 통해 AI를 사용한다는 조사 결과를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동남아·오세아니아 지역 고객들이 최신 기술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동남아·오세아니아 지역에서 판매된 갤럭시S25 시리즈 중 67%가 울트라 모델인 점이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노 사장도 이를 고려해 "갤럭시S26은 역대 가장 강력한 모바일 성능을 제공하고 카메라 경험을 한 차원 높인 데다 향상된 갤럭시 AI를 통해 사용자들이 일상적인 작업을 더 빠르고 자연스럽게 완료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갤럭시 AI '현지 최적화' 진행…"AI 수용 이상적 환경"
삼성전자는 태국·호주·베트남·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을 갤럭시S 시리즈 1차 출시국에 포함했다. 또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에 있는 연구개발센터 3곳에선 갤럭시 AI를 현지 언어와 맥락·환경에 맞춰 최적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갤럭시S26 시리즈 현지 반응은 일단 긍정적인 상황으로 관측된다. 호주에선 갤럭시S26 시리즈 사전 판매량이 전작과 비교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나타냈다. 동남아·오세아니아 현지 매체와 이 지역 테크 크리에이터들 반응을 종합하면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갤럭시 AI·슈퍼 스테디 등의 기능이 호평을 끌어냈고 울트라 모델이 이를 견인하고 있다.
다만 기본형·플러스 모델의 전작 대비 가치나 가격 인상에 관한 부정적 평가도 이어졌다.
김 부사장은 "동남아·오세아니아 지역의 다양하고 급성장하는 디지털 경제는 AI가 수용되고 도약할 수 있는 이상적 환경을 조성했다"며 "최신 플래그십 제품군의 출시는 단순히 정기적인 하드웨어 업데이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필요한 모바일 인프라를 구축하는 단계"라고 강조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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