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걷는 ‘서울 유아차 런’, 가족친화 사회로 가는 길[기고/이승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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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윤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이승윤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지난 토요일 광화문광장에서 마포대교와 여의도공원까지 이어지는 거리에는 색색의 풍선을 단 유아차를 밀며 걷고 뛰는 가족들의 모습이 이어졌다. 지난해 5월 첫 행사를 시작해 세 번째를 맞은 서울시 ‘2026 서울 유아차 런’에는 2만여 명이 참여하며 서울을 대표하는 가족 축제로 자리 잡았다. 도심을 채운 유아차 행렬은 아이와 함께하는 삶의 가치를 환기하고, 출산과 육아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넓히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가족친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이미 수년 전부터 이어져 왔다. 2007년 ‘남녀고용평등 및 일·가정 양립에 관한 법률’, 2008년 ‘가족친화적인 사회환경 조성 촉진에 관한 법률’ 제정을 계기로 ‘1세대 가족친화’ 정책이 도입됐다. 이후 제도 활용을 높이는 ‘2세대’ 단계로 발전했고,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이 함께 육아휴직과 유연근무제 확산에 힘을 쏟았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변화의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2026년 1월 전국 출생아 수는 2만6916명으로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고, 합계출산율도 0.99명으로 1명 선에 근접했다. 제도와 문화가 함께 작동하는 ‘3세대 가족친화 단계’로의 진입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일시적 반등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출산 장려를 넘어 아이가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보육 환경을 갖추는 일이 중요하다. 서울시는 아이의 탄생부터 성장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임신·출산 단계에서는 난임 시술, 산후조리 경비, 임산부 교통비 지원 등 전반적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양육 단계에서는 돌봄과 인프라 확충이 병행된다. 조부모 돌봄 가정에 월 30만 원을 지원하는 ‘서울형 손주돌봄수당’은 높은 만족도를 보였고, 긴급·틈새 보육 확대도 맞벌이 가정의 부담을 덜고 있다. ‘서울형 키즈카페’ 역시 생활권 내 돌봄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주거 안정도 중요한 과제다. 서울시는 ‘미리 내 집’ 공급을 통해 내 집 마련 기회를 넓히고, 출산 가구에 주거비를 지원하고 있다. 향후 ‘아이사랑홈’ 조성도 추진된다.

출산 연령의 변화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20대 출산율은 감소하는 반면 30∼44세 출산율은 증가하고 있다. 경력과 소득 기반 위에서 계획된 출산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일과 가정의 양립 환경은 필수 조건이 됐다. 서울시는 중소기업에 ‘워라밸 포인트’를 제공해 제도 활용을 유도하고, 1인 자영업자에 대한 출산급여와 휴업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이는 경력단절을 줄이고 보다 폭넓은 가족친화 환경을 조성하려는 시도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거비 부담과 고용 불안정 등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비정형 노동자 등 정책 사각지대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

이제 가족친화적인 일·가정 양립 문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삶의 질과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기본 조건이 됐다. 저출생 위기 극복을 넘어 모든 아이가 행복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은 특정 정책을 넘어 사회 전체의 과제이다. 서울시가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근본적인 전환을 이끄는 중심축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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