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제약사의 국내 임상시험 수행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세계적 수준의 의료진을 기반으로 한 임상 역량을 높이 평가한 결과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6일 발표한 ‘2025년 의약품 임상시험 승인 현황’에 따르면 해외 제약사의 국내 의약품 임상시험 승인 건수는 2024년 359건에서 2025년 409건으로 약 14% 증가했다. 해외 제약사 비중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전체 승인 건수는 783건으로 전년(747건) 대비 4.8% 늘었다.
글로벌 제약사의 국내 임상연구 투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의 ‘2025년 연구개발 및 투자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의 국내 임상연구 투자 규모는 2024년 1조369억원으로, 2020년(5962억원) 대비 약 74% 증가했다.
뛰어난 임상 수행 역량이 한국을 선택하는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서울의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한 대형 의료기관 네트워크와 빠른 환자 모집 속도, 표준화된 데이터 관리 체계가 글로벌 제약사의 신뢰를 얻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격 경쟁력도 높은 편이다. 글로벌 임상시험수탁(CRO) 시장 보고서 등에 따르면 한국의 임상시험 비용은 미국과 일본보다 30~40% 저렴하고, 대만과 싱가포르보다 10~20% 낮다.
바이오의약품 임상시험 증가와 항암제 개발 열기는 전체 임상 건수 증가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 바이오의약품은 항체·유전자 치료제 개발 기술 발달에 힘입어 글로벌 의약품 시장에서 꾸준히 비중을 키우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임상시험은 2024년 253건에서 2025년 313건으로 약 24% 증가했다. 지난 3일 글로벌 제약사 로슈도 다빈도·난치성 질환 및 첨단 바이오의약품 분야의 글로벌 임상을 국내에서 수행하기로 했다.
항암제 임상시험은 지난해 276건에서 304건으로 약 10% 늘었다. 항암제 임상 중에서도 특정 분자 표적을 겨냥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표적항암제 비중이 높았다. 전체 항암제 임상시험의 약 68%(207건)가 표적항암제로, 다양한 질환 유형에 맞춰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정밀의료 흐름을 반영했다.
항암제 시장의 빠른 성장은 국내 임상이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의약품 시장조사업체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글로벌 항암제 시장 규모는 2520억달러에서 2029년 4410억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앞으로도 환자의 신약 접근성을 높이고 업체의 신약 개발을 지원할 수 있는 임상시험 승인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민형 기자 mean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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