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은 군사력+경제력 싸움
美-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 급등
군사비만큼 교육-의료 기회 줄어
전쟁은 왜 이렇게 많은 돈이 들까요. 더 나아가 국가들은 왜 막대한 비용과 피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전쟁을 선택할까요. 전쟁은 단순한 힘의 충돌이 아니라 자국의 이익을 지키고 자원과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쟁에는 막대한 돈과 자원이 함께 움직이게 됩니다.
무기 가격은 시작에 불과합니다. 수만 명의 군인을 유지하기 위한 식량과 피복 물자를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운송 비용까지 더해지면 그 규모는 훨씬 커집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은 약 2조7000억 달러, 우리 돈 약 3600조 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이 수치는 전 세계 사람들이 낸 세금의 상당 부분이 군사 활동에 사용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또 전쟁은 시작된 이후에만 돈이 드는 것이 아닙니다. 전쟁을 준비하기 위해 평소에도 무기 개발과 군사 훈련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갑니다. 그래서 현대의 전쟁은 누가 더 강한 무기를 가졌는가뿐만 아니라 누가 더 오래 경제적으로 버틸 수 있는가의 문제로 이어집니다. 결국 전쟁은 군사력의 경쟁이면서 동시에 경제력의 경쟁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6·25전쟁 당시 미국은 한국에 군수 물자를 공급하며 군수 산업이 확대됐고 일본 역시 미군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산업 생산이 늘어나며 경제 회복의 계기를 맞았습니다. 당시 일본 기업들은 군수 주문을 통해 공장을 다시 가동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전쟁으로 인한 막대한 피해와 희생 속에서 나타난 결과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전쟁은 전투가 벌어지는 지역뿐 아니라 주변 국가의 산업과 경제에도 복합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석유 한 방울이 우리 집 가계부를 흔든다
이번 중동 갈등이 전 세계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바로 석유 때문입니다. 이란 근처에는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좁은 바닷길이 있는데, 전 세계 석유의 약 20%가 반드시 이곳을 지나갑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이 해협이 봉쇄될 경우 하루 1400만 배럴 이상의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합니다.
석유가 부족해지면 기름값이 오르고 공장을 돌리는 비용이 증가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마트에서 사는 과자 한 봉지도 영향을 받습니다. 과자를 담는 비닐값이 오르고 공장에서 과자를 만드는 데 드는 전기와 운송 비용까지 함께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편의점에서 1500원이던 과자가 어느 날 1700원으로 올라 있다면 단순히 기업이 가격을 올린 것이 아니라 이런 비용 증가가 반영된 결과일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기름값이 오르면 그 영향은 택배비나 버스 요금처럼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서비스 가격으로 이어집니다.최근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위협하는 상황도 이러한 불안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결국 전쟁은 멀리 떨어진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사는 동네의 물가를 올리고 우리 집 지갑을 직접 흔드는 경제 문제로 이어집니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에도 반복됐습니다. 1973년 중동 전쟁 당시 아랍 산유국들이 석유 금수 조치와 감산을 시행하면서 국제 유가는 약 4배 상승했고 전 세계 경제에 큰 충격을 준 ‘오일쇼크’가 발생했습니다. 물가는 급격히 상승했고 기업들이 생산을 줄이며 일자리도 감소했습니다. 이처럼 전쟁은 단순히 전투가 벌어지는 지역을 넘어서 우리나라, 우리 집 경제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경제학에서는 어떤 선택을 하면서 포기한 ‘다른 선택의 가장 큰 가치’를 기회비용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같은 돈으로 학교를 지을 수도 있고 무기를 살 수도 있다면 한쪽을 선택하는 순간 다른 한쪽의 가치를 포기하게 됩니다.
전쟁에 쓰이는 수조 원의 돈은 단순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 돈으로 만들 수 있었던 교육, 의료, 환경 같은 기회까지 함께 잃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쟁의 진짜 비용은 눈에 보이는 무기 가격이 아니라 우리가 선택하지 못한 더 나은 삶의 가능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우리가 경제를 배우는 이유는 단순히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한정된 자원이 어디에 쓰여야 하는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입니다. 우리가 낸 세금이 파괴에 쓰일지 아니면 사람들의 삶을 더 나아지게 하는 데 쓰일지는 결국 우리의 선택과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뉴스 속 숫자 하나에도 우리가 고민해야 할 가치가 담겨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김선 둔전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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