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년 전 일본에 특별 사절단 파견
근대 문물 확인하고 국정 방향 고민
오늘날 AI-로봇 등 혁신 기술도
삶을 어떻게 바꿀지 생각해 봐야
● 수신사, 증기선 타고 일본서 기차를 만나다
조선은 오래전부터 일본에 외교 사절단을 보냈습니다. 조선 시대에 일본에 파견된 사절단은 통신사로서 문화 교류 등의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이 서구 문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빠르게 발전하고 1876년 조선과 일본 사이에 강화도 조약이 체결되면서 상황은 달라졌습니다. 고종은 일본의 변화된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 김기수를 수신사로 파견했습니다. 수신사는 단순한 외교 사절이 아니라, 일본의 근대 문물을 살펴보고 조선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찾는 임무를 맡은 특별 사절단이었습니다.
김기수를 비롯한 70여 명의 수신사 일행은 일본의 증기선 황룡환(黃龍丸)을 타고 부산항에서 일본으로 출발했습니다. 연기를 내뿜으며 빠르게 바다를 달리는 증기선의 모습은 김기수에게 매우 놀라운 광경이었습니다. 그는 요코하마에 도착해 기차를 타본 뒤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습니다. ‘천둥과 번개처럼 달리고 바람과 비같이 날뛰었다. 한 시간에 300∼400리를 달린다고 하는데, 차체는 편안하여 조금도 움직이지 않으며 눈 깜짝할 사이에 목적지에 도착하였다.’ 김기수 일행에게 기차는 새로운 문명을 상징하는 존재였습니다.
● AI-로봇 어떻게 받아들일지 중요한 선택의 순간
오늘날 전 세계는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다시 거대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AI가 사람처럼 글을 쓰고 문제의 답을 제시한다면, 로봇은 그 판단을 바탕으로 실제 공간에서 움직이며 사람이 하던 일을 대신하거나, 사람이 할 수 없는 일까지 해내고 있습니다. 공장에서는 로봇이 정밀한 작업을 수행하고, 병원에서는 로봇이 의사의 손을 대신해 수술을 돕습니다. 물류 창고와 음식점, 공항과 학교 등에서 로봇은 이미 인간과 함께 일하는 존재가 됐습니다.
150년 전 증기선과 기차가 새로운 문명이었던 것처럼 오늘날 로봇은 AI 시대를 가장 생생하게 보여 주는 상징입니다. 당시 조선이 새로운 문명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고민했던 것처럼 현재 대한민국은 AI와 로봇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서 있습니다. 세계가 부러워하는 기술을 앞장서서 만드는 나라가 될 것인지, 다른 나라의 기술에 의존하는 나라가 될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정부는 초등학교부터 AI와 로봇 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AI·로봇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다양한 인재를 키우는 노력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기술을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과 로봇이 함께 일하는 방법을 이해하는 교육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미래를 준비하는 가장 중요한 힘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 우리는 다가올 시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우리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어떤 사람이 돼야 할까요. AI와 로봇을 그저 신기한 기술로 바라보는 데서 그쳐서는 안 됩니다. AI가 생각을 돕고, 로봇이 그 생각을 실행하는 시대에 사는 우리는 이러한 기술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꿀지를 스스로 고민해야 합니다.150년 전 수신사가 증기선과 기차를 직접 보고 조선이 나아갈 방향을 고민했던 것처럼 오늘날 우리는 AI와 로봇이 만들어 갈 미래를 읽고 준비하는 새로운 수신사가 돼야 합니다. 다가오는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 이해하고 주도해 나갈 때 우리는 새로운 시대의 진정한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최효성 유신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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