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사상 최초로 코스피지수가 7000을 넘어섰다. 시장은 환호했고, 새로운 상승장을 알렸다. 이미 시장 자체가 바뀌기 시작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NXT)가 출범 1년 만에 국내 주식시장 거래대금의 30% 수준으로 성장했다. 이는 한국거래소 중심 구조의 거래 방식에 대한 대안적 수요가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과거 단일 거래소 체제를 유지했던 것은 거래소가 공공 인프라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시장 안정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고 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는 것이 핵심 역할이었다.
그러나 거래소가 이 같은 역할에 머무는 게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세계거래소연맹(WFE)은 최근 기업공개(IPO) 감소와 글로벌 유동성 약화를 언급하며 공개 자본시장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주요 거래소는 거래수수료 중심 구조에서 데이터, 인덱스, 분석, 기술 서비스 중심으로 사업을 다변화하고 있다. 런던거래소그룹(LSEG)은 전체 매출의 70% 이상이 데이터, 분석 등 비거래 사업에서 발생한다. 나스닥 역시 전체 매출의 약 75%를 비거래 사업에서 창출하고 있다. 이제 거래소는 단순한 매매의 장이 아니라 데이터와 기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국거래소 역시 구조 개편에 나서야 한다. 거래소 경쟁 시대가 시작됐다면 경쟁 역시 국내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이제 필요한 것은 글로벌 거래소와 경쟁할 수 있는 플랫폼 경쟁력이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거래소가 단순 공공 인프라를 넘어 더 빠른 의사결정과 투자 역량을 갖춘 구조로 변화해야 한다. 거래소 상장과 지주회사 체제 전환 역시 이런 맥락에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거래소 상장은 단순한 자본 조달이 아니라 플랫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 돼야 한다.
한국거래소가 통합 운영하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역시 시장별 경쟁력에 맞는 독립 분리를 추진해야 한다. 민간 기업이 스핀오프를 통해 핵심 사업을 재편하듯, 자본시장 역시 시장별 정체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코스닥은 유가증권시장의 보조 시장이 아니라 기술·성장 시장으로 재정립돼야 한다. 코스닥이 유가증권시장과 분리돼 차별화된 성장 생태계를 구축한다면 한국 자본시장의 또 다른 성장 축으로 발돋움할 가능성이 높다.
시장 기능 강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거래소 분리와 상장은 감독 기능과의 이해 상충을 키울 수 있다. 국제증권감독기구(IOSCO)는 상장 거래소와 자율규제 기능 간 엇박자 가능성을 지적하며 감독체계의 독립성과 투명성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거래소는 경쟁력 강화와 혁신에 집중하고, 시장감독 기능은 더 독립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코스피지수 7000은 단순한 지수 이정표가 아니다. 한국 자본시장이 새로운 시장 질서를 요구받고 있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 지속 가능한 자본시장은 거래량 확대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존 독점형 거래 인프라를 넘어 시장 참여자가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한 질서와 경쟁력 있는 구조로 거듭나야 한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의 완전한 분리 그리고 시장감독 기능의 독립은 플랫폼 시장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안정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단순 유지 관리에서 벗어나 시장 질서를 스스로 재편하고 글로벌 경쟁을 주도하는 전략 즉 ‘리드&디스럽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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