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세포 폐암 치료 20년 만에 신약…면역항암제로 완치 가능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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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훈 삼성서울병원 교수 삼성서울병원 제공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교수 삼성서울병원 제공

“후기 소세포 폐암인 확장병기로 진단받고도 4년 넘게 생존하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면역항암제가 개발되면서 가능해졌죠. 후속 신약이 개발돼 치료 옵션이 늘면 앞으로 생존 기간은 계속 연장될 겁니다.”

이세훈 삼성서울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10일 기자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 폐암은 크게 소세포암과 비소세포암으로 나뉜다. 15%가량을 차지하는 소세포 폐암은 신약 개발의 무덤으로 불린다. 치료제 개발 난도가 높아서다. 최근 들어 면역항암제 개발이 잇따르면서 소세포 폐암 치료 환경이 바뀌고 있다. 이 교수를 통해 소세포 폐암 치료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

▷소세포 폐암은 신약 개발 속도가 상당히 더디다.

“흡연 등이 원인인 소세포 폐암은 환자가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한국 등 선진국 폐암 환자 중 소세포 폐암 환자는 15%에 불과하다. 흡연율이 떨어지고 있는 게 영향을 줬을 것으로 예상한다. 소세포 폐암은 미국에서 곧 ‘희소 질환’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스위스 로슈의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이 소세포 폐암 치료 임상에 성공하기 전까지는 20여년간 어떤 임상도 성공하지 못했다. 20여년 간 백금 화학요법인 에토포사이드, 토포테칸 외엔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없었다.”

▷신약 개발이 어려운 이유는 뭔가.

“소세포 폐암 환자에게 항암 치료를 하면 10명 중 9명은 암이 줄어든다. 하지만 항암치료 사이클 4~6주기만 지나도 내성이 생긴다. 생물학적으로 보면 암세포가 너무 빨리 자란다. 암세포가 100개 있다고 하면 소세포 폐암은 50개가 잘 자라는 세포다. 다른 암은 이 비율이 10개 미만이다. 암 진행이 빠르다 보니 항암제가 인체 내에 들어가도 암세포를 제압하지 못한다. 치료가 늦어지면 약은 더 듣지 않는다. 항암치료 4주기 사이클이면 3개월, 6주기면 4.8개월이다. 이때부터 이미 진행이 된다는 의미다.”

▷반대로 보면 신약 개발 수요는 그만큼 크다.

“소세포암이 폐암에서 가장 잘 알려졌지만 다른 부위에도 소세포암이 생긴다. 전립선암에 생기는 소세포암은 신경내분비종양이라고 부른다. 폐에 생기는 소세포암이 비율이 가장 높지만 다른 질환에도 소세포암이 있기 때문에 치료제가 개발되면 이후 다른 암종으로도 적응증을 확장할 수 있다.”

▷소세포 폐암 병기는 제한기와 확장기로 구분된다. 면역항암제를 활용하는 시기가 후기 단계인 확장기에서 전기 단계인 제한기로 넘어오고 있다.

“소세포 폐암의 제한 병기는 비소세포폐암으로 보면 수술할 수 있는 환자다. 후기인 확장병기에는 티쎈트릭이 먼저 진입했고 이후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가 들어왔다. 제한병기엔 화학방사선 요법 이후 2차 치료로 임핀지만 진입했다.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임상 데이터가 공개된 뒤 기립박수를 받았던 연구다. 이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완치도 가능해졌다.”

▷면역항암제는 반응률이 한계다.

“표적항암제는 약이 듣는 사람과 듣지 않는 사람이 명확하다 보니 약을 쓸지 말지 결정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면역항암제는 바이오마커(생체 지표)인 PD-L1 수치가 낮아도 약이 잘 듣는 환자가 있다. 반대로 PD-L1 수치가 100이어도 효과가 없는 사람이 있다. 면역항암제가 잘 듣는 환자를 감별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소세포 폐암도 결국 개인 맞춤 치료로 가야 한다. 바이오마커 발굴을 위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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