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다니는 요새’라 불리는 항모는 원거리 군사작전에서 필수 불가결한 핵심 전력이다. 미군은 11척의 핵추진 항모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10척은 ‘니미츠급’으로 불리고, 포드함은 등급이 더 높다는 의미에서 ‘포드급’으로 분류된다. 포드함은 최신형 원자로를 탑재해 니미츠급 항모보다 3배 많은 전력을 생산한다. 그 덕분에 전자기식 사출기(EMALS)로 부드럽게 항공기를 띄워 보내고 차세대 강제착함장치(AAG)로 손상 없이 착륙시키는 등 장점이 많다. 미군은 내년 인도 예정인 존 F 케네디함 등 포드급 항모를 계속 건조해 니미츠급을 대체할 계획이다.
▷지난달 28일 미군이 이란을 공습하자 지중해에 머물고 있던 포드함은 홍해 쪽으로 이동했다. 중동 인근 해상에 배치된 항모 에이브러햄 링컨함과 함께 이란 공격의 기지 역할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세탁실에서 화재가 나면서 모든 게 엉망진창이 됐다. 연기가 내부로 퍼져 침구가 그을음에 오염됐고, 4500여 명의 승조원 중 400여 명은 바닥에서 자는 지경이 됐다고 미 일간 뉴욕포스트가 전했다. 빨래를 못 해 세탁물은 헬기로 옮겼다. 포드함은 결국 뱃머리를 돌려 그리스 크레타섬에 정박했다가 크로아티아로 이동해 수리에 들어갔다.
▷포드함의 특징 중 하나인 ‘친환경 화장실’도 계속 말썽이다. 진공식 오수 처리 방식의 변기를 사용하는데, 툭 하면 막힌다. 제대로 청소하려면 정박해서 산성 액체로 특수 세척을 해야 하고, 한 번에 40만 달러가 든다. 언론에 공개된 최근 포드함의 모습을 보면 꽉 막혀서 오물이 가득 찬 변기가 여럿 있다. 한번 항모에 타면 몇 달씩 선내에서 근무하는 승조원들에겐 견디기 어려운 불편이다. 미 회계감사원(GAO)에서 2020년부터 이 문제를 지적했는데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포드함이 수리를 마치려면 1년 정도 걸릴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이란전에서 모습을 보긴 어렵게 됐다는 얘기다. 전투 중에 공격을 당한 것도 아니고 생활 시설 문제로 세계 최강으로 평가되는 항모가 전력에서 이탈한 건 미군으로선 어이없는 일이다.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최첨단 군사 장비를 만들어도 운용 인력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걸 포드함이 보여주고 있다.
장택동 논설위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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