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가상자산 해킹 35%는 北 소행…인적 방어 중요"

1 month ago 11

"세계 가상자산 해킹 35%는 北 소행…인적 방어 중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개방형 블록체인은 마치 위성사진과도 같아요. 모든 것이 보이지만, 해석 없이는 무의미하죠. 그 위성사진에 ‘지도’를 입히는 게 중요하죠.”

글로벌 블록체인 분석 기업 TRM랩스의 아시아·태평양(APAC) 전략 파트너십 및 공공정책 총괄인 앤절라 앙(사진)은 자사의 블록체인 분석 서비스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TRM랩스는 세계 정부기관과 금융회사, 가상자산 기업들이 가상자산 기반 금융 범죄를 탐지하고 수사할 수 있도록 돕는 ‘블록체인 인텔리전스’ 플랫폼이다.

TRM랩스는 지난달 북한 해커가 바이비트에서 탈취한 15억달러 규모의 해킹 사태를 미국 FBI 등과 함께 추적하며 세계 블록체인 시장에서 주목받았다. TRM랩스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가상자산 해킹 피해액 22억달러 중 약 35%인 8억달러가 북한 소행으로 드러났다. 앙 총괄은 “북한 해커들은 정교한 사회공학적 접근을 바탕으로 암호 등을 탈취한다”며 “기술적·인적 방어가 모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적 방어란 피싱 메일 등 사람의 실수나 허점을 이용한 해킹을 막기 위한 보안 교육과 훈련을 뜻한다.

싱가포르통화청(MAS)에서 10년 이상 근무하며 지급서비스법 제정을 주도한 앙 총괄은 정부와 업계 간 다리를 놓는 데 강점을 지니고 있다. 그는 “MAS에서 규제와 산업, 양측의 시각을 모두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TRM에서 양쪽을 연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TRM랩스는 최근 한국에서 사이버 보안 기업 세이퍼링크와 현지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섰다. 앙 총괄은 “APAC 지역에서 가상자산을 투자 수단으로 채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고 한국은 그 중심에 있다”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규제 대응과 수사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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