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맞대결 앞둔 류현진·김광현, 나보다 뛰어난 대투수"

1 day ago 1

선발로 처음 맞붙는 두 후배에 진심 어린 조언…"무리하지 말길"

명승부로 남은 故 최동원과 연장 15회 완투…"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

이미지 확대 1989년 정규시즌 MVP 받은 해태 선동열

1989년 정규시즌 MVP 받은 해태 선동열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고(故) 최동원 전 한화 이글스 2군 감독과 '불멸의 라이벌' 전을 펼쳤던 선동열(62) 전 야구대표팀 감독은 데뷔 후 첫 선발 대결을 앞둔 한화 이글스 류현진(38)과 SSG 랜더스 김광현(37)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선동열 감독은 2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두 선수는 나도 가보지 못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밟았던 대투수들"이라며 "나보다 더 뛰어난 두 후배의 첫 선발 맞대결은 여러모로 KBO리그에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팬이 기대하는 만큼, 본인들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줬으면 좋겠다"며 "좋은 경기, 좋은 모습을 펼쳤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이미지 확대 롯데 투수 최동원이 1984년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롯데 투수 최동원이 1984년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선동열 감독과 2011년 작고한 최동원 전 감독은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라이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류현진-김광현에 한참 앞선 프로야구 초창기, 최고의 흥행 카드로 한국 야구사를 아름답게 빛냈다.

두 사람은 세 차례 선발 대결을 펼쳐 1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1986년 4월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첫 경기에서 해태 타이거즈 선동열은 9이닝 동안 121개의 공을 던져 1-0 완봉승을 거뒀고, 롯데 자이언츠 최동원은 9이닝 1실점으로 완투패 했다. 투구 수는 118구.

두 번째 경기는 1986년 8월 19일 사직구장에서 열렸다.

이번엔 최동원이 2-0 완봉승을 거둬 1차전 패배를 설욕했다. 선동열은 완투패 했다.

1승 1패로 맞이한 1987년 5월 16일 부산 사직구장 선발 맞대결은 프로야구 최고의 명승부로 꼽힌다.

당시 선동열은 232구, 최동원은 209구를 던지며 연장 15회 완투 혈투를 펼쳤고, 두 팀은 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2011년 조승우, 양동근 주연의 영화 '퍼펙트게임'으로 재연됐고, 최동원 전 감독은 개봉을 앞둔 그해 9월 별세했다.

이미지 확대 시구 마친 선동열 전 감독

시구 마친 선동열 전 감독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 드림올스타 대 나눔올스타의 경기. 시구를 마친 선동열 전 감독이 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2.7.16 saba@yna.co.kr

선동열 감독은 마치 어제 일처럼 최동원 전 감독과 세 차례 맞대결을 또렷하게 기억했다.

선 감독은 "우리 둘은 지기 싫어하는 성격을 갖고 있었다"며 "세 차례 선발 맞대결이 모두 부산에서 열렸는데 항상 최동원 선배가 먼저 마운드에 올라 공을 던졌다"고 회상했다.

이어 "9회말을 막으면 최동원 선배가 10회에 등판하고, 10회말을 막으면 11회에 또 등판하고 그러더라"라며 "'안 나오겠지', '이번엔 안 나오겠지' 이런 생각을 하면서 던지다 보니 15회까지 갔던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으니 류현진, 김광현이 우리 같은 라이벌전을 펼치진 못할 것"이라면서 "무리하지 말고 정해진 틀 안에서 팬들이 평생 기억할 만한 경기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어느덧 마흔을 바라보는 두 후배에게 조언해달라는 말엔 "지금 해온 그대로, 몸 관리를 잘해서 누구도 깰 수 없는 그런 기록을 남겼으면 한다"며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될 수 있는, 대선수가 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류현진과 김광현은 일정상 이변이 없으면 2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리는 한화-SSG전에 양 팀 선발 투수로 등판한다.

2006년과 2007년 데뷔한 두 투수가 선발 맞대결을 펼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cycl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7월25일 07시00분 송고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