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목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원장이 수소경제 전 주기에 걸쳐 상용화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10일 선언했다.
생기원은 기업 수요 조사를 바탕으로 수소 생산과 저장·운송, 활용에 이르는 수소 전 주기 핵심 기술을 최근 선정했다. 암모니아 혼소 또는 전소 발전, 고체 수소, 저탄소 청정수소, 연료전지 등 생기원이 보유한 12개 기술과 직결된 내용이다. 이와함께 수소경제 키워드로 ‘수소와 제조산업의 GX(녹색 전환)’를 제시했다.
지난달 말 생기원이 서울 코엑스에서 연 ‘수소경제 전문가 세미나’에 현대자동차와 포스코, 덴톤스리, 하이넷 4개 기업이 참여해 각자 기술 개발 현황 및 애로사항을 전했다. 현대차는 수소모빌리티,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덴톤스리와 하이넷은 각각 수소발전과 수소충전소를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수소 산업 성장과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정부의 전향적인 지원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 연구개발(R&D) 자금 지원, 보조금 지급 등을 건의했다.
이상목 원장은 “한국에선 수소 생산과 활용 사업이 서로 분리돼 있어 수소를 생산한다고 해도 주고받을 곳이 없는 상태”라며 “생기원이 생산과 활용을 연계하는 실증 사업을 적극 추진해 수요-공급 문제를 해결하고 수소경제 구현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세미나엔 김창범 한국경제인연합회(옛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 신승규 현대차 전무, 조명종 포스코 상무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앞서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달 21일 생기원을 방문해 로봇인지제어연구실, 바이오로보틱스연구실 등을 둘러보고 소재 분야 기술사업화 간담회를 주재했다. 재료공학을 전공한 유 장관은 세계적인 소재 분야 전문가다. 생기원은 이날 소재 분야 기술 사업화를 위해서는 공급망 관점의 모델이 중요하다며 자체 개발한 ‘에코알루미늄’ 사례를 소개했다. 또 인공지능(AI), 디지털 트윈으로 기업이 소재 분야 연구성과를 상용화할 수 있는 공간을 지방에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유 장관은 “출연연구소는 R&D 성과가 연구실을 넘어 산업 현장으로 확산되는 혁신 거점이 돼야 한다”며 “출연연이 기술사업화 생태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연구자들이 노력해주길 부탁한다”고 이날 밝혔다. 유 장관의 이번 현장 행보에서 논의된 내용은 과기정통부가 이달 중 발표하는 ‘기술사업화 활성화 방안’에 담길 예정이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