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2년차 징크스?…실적 고꾸라진 사이버 보안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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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게티이미지뱅크

2023년 상장한 사이버 보안 기업이 지난해 '2년차 징크스'를 피하지 못하고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특히 공모가를 유지하는 기업도 없어 사이버 보안이 유망산업이라는 평가가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와 정보보호산업계 등에 따르면, 샌즈랩·모니터랩·시큐레터·한싹 등 2023년 기업공개(IPO)에 성공한 사이버 보안 기업이 지난해 저조한 실적을 냈다.

상장 2년차 징크스는 사업성과 시장성 등으로 주목 받은 상장 첫 해와 비교해 이듬해 실적둔화와 주가하락을 겪는 현상을 말한다.

우선 샌즈랩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3% 감소한 102억512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무려 288% 줄어들며 적자 폭이 더 커졌다. 모니터랩은 지난해 매출액이 149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소폭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한싹 역시 매출이 14% 쪼그라들었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이들 기업은 공시를 통해 국내외 경김침체에 따른 매출 하락과 함께 개발인원 충원 등에 따른 인건비 증가가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끼쳐 실적이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실제 실적이 상장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놓은 투자설명서의 추정 손익계산서와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샌즈랩의 지난해 추정 매출 202억8800만원으로 실제 매출과 100억원 이상 격차가 나타났다. 또 지난해 60억77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했는데, 실제론 적자를 기록했다. 모니터랩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추정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94억8143만원, 77억4860만원으로, 실제 실적과 큰 차이가 났다.

주가도 곤두박질치며 공모가를 크게 밑들고 있다. 샌즈랩 지난 7일 종가는 8190원으로 공모가(1만500원)를 하회하고 있다. 모니터랩(공모가 9800원)은 4345원, 한싹(공모가 1만2500원)은 4830원으로 반토막이 난 상태다. 게다가 시큐레터는 분식회계 의혹 등으로 지난해 4월 5일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상장한 지 8개월 만이다.

투자유치를 위한 기업소개(IR)를 진행 중인 한 사이버 보안 대표는 “사이버 보안은 12대 국가전략기술에 포함될 만큼 유망하지만, 시장에선 기존 상장사의 성장 한계를 긋고 있는 것 같다”면서 “신규 상장사의 저조한 실적과 악재 등도 사이버보안 투자와 상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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