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내는 것[내가 만난 명문장/손상원]

6 days ago 6

“위대하게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 위대한 것이다.” ―작자 미상

손상원 디아랩 대표·전 정동극장장

손상원 디아랩 대표·전 정동극장장
언제부턴가 휴대전화 메모장에 ‘기억해야 할 중요한 말들’이라는 제목으로 작품이나 강연 등에서 접한 문장들을 옮겨 적었다. 아마도 마음속 공허함을 채우기 위한 작은 몸부림이었을 것이다. 오랜 시간 서울 대학로에서 공연을 기획했다. 농담처럼 365일 중 360일을 대학로에서 보낸다고 말하곤 했다. 그렇게 3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자, 이 일을 처음 선택했던 이유가 아득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어느 날 문득 다시 그 이유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흔히 인생의 가치를 ‘얼마나 높이 올라갔는가’로 판단한다. 더 좋은 직업, 더 큰 명성이 성공의 기준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은 그렇게 거창한 순간들로만 채워져 있지 않다. 대부분의 시간은 반복되는 하루와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견디는 과정 속에서 흘러간다. 그래서 어떤 날은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특별한 성과도 없이 보내는 이 시간이 과연 의미가 있는 것일까.

하지만 조금만 다르게 바라보면 전혀 다른 답을 발견하게 된다. 위대하게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것이 진정으로 위대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살아낸다는 것은 단순히 시간을 버티는 일이 아니다.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도 하루를 시작하고, 지치고 무너질 것 같은 순간에도 다시 일어나 내일의 무대를 준비하는 일이다. 때론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지만 그럼에도 한 걸음을 더 내딛는 것, 그 작은 선택들이 삶과 현장을 이어간다.

화려한 성공이 없어도 괜찮다. 조금 느리게 가더라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끝까지 걸어가는 일이다. 오늘 특별한 일을 이루지 못했더라도 좋다. 그저 오늘을 살아냈다면, 이미 충분히 의미 있는 하루를 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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