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방 '과잉 진료'에 새는 車 보험금…도덕적 해이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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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3.29 17:45 수정2026.03.29 17:45 지면A35

자동차보험 한방 진료비가 10년 새 다섯 배 가까이로 늘어났다고 한다. 2015년 3500억원대이던 진료비가 지난해 1조7000억원에 육박했다. 같은 기간 양방 진료비는 오히려 수백억원 줄어 1조1100억원대에 머물렀다. 전체 진료비 중 한방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역대 최고인 60.4%를 기록했다. 경미한 부상에도 장기 입원이나 통원 치료를 받는 ‘나이롱환자’가 한방병원을 중심으로 늘어난 탓이라는 지적이다.

경상 환자(상해급수 12~14급)만 놓고 보면 지난해 삼성화재 등 4개 손해보험사가 지급한 한방 치료비는 1조961억원으로 2616억원인 양방의 4.2배에 달했다. 한방병원에서는 환자의 증상에 관계없이 침술·부황·주사 등을 한꺼번에 처방하는 경우가 흔한데, 이런 ‘묶음 청구’(세트 청구)가 보험금 누수의 주범으로 꼽힌다. 4개 손보사의 한방 통원 진료비 중 세트 청구 비중은 64%를 넘는다. 이를 제한할 규정조차 제대로 없다니 문제가 심각하다.

정부가 나이롱환자를 막겠다며 지난해부터 추진한 ‘8주 룰’은 계속 연기돼 시행할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하다. 경상 환자의 치료 기간을 8주로 제한하고, 이를 넘어서면 추가 서류를 제출해 별도 심사위원회 인정을 거치도록 하는 제도다. 한의업계와 소비자단체가 도입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양방 의료계는 하루빨리 시행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일부 환자와 한방병원의 도덕적 해이를 방관해선 안 되는 건 극소수 나이롱환자 때문에 보험사뿐 아니라 대다수 국민이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7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고, 이는 올해 초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졌다. 환자가 제대로 치료를 못 받는 일은 없어야 하겠지만, 일부 환자와 병원의 부도덕한 행태로 전체 자동차보험 가입자가 손해를 보는 일도 없어야 한다. 해당 부처도 나름 고충은 있겠지만 기껏 마련한 해법을 이익단체 눈치만 보며 차일피일 미룰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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