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기를 들고 대통령 행사장에 돌진한 총격범의 행동은 용의주도한 암살 시도로 보기엔 어설프기 짝이 없지만 요즘 미국의 안팎 사정을 보면 이런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그리 놀랍지도 않은 게 사실이다. 트럼프 2기 들어 물리력을 동원한 이민 단속부터 베네수엘라·이란에 대한 군사 작전까지 과연 그게 정당한 권력인지 난폭한 폭력인지 헷갈리게 하고, 그로 인한 미국 사회의 갈등과 분열은 격화하는 반정부 반전 시위로 표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상 위대한 대통령들에게는 늘 이런 일이 있었다”며 이번 총격 사건을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지지층 결집의 기회로 삼을 기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년간 서너 차례나 직간접적 총격 위험에 노출됐다. 특히 2024년 7월 대선 후보로서 선거 유세 중 총격을 받은 뒤 귀와 얼굴에 피가 묻은 채 주먹을 치켜 올리는 장면은 그의 대선 승리에 결정적 한 방이 됐고 이후의 거침없는 스트롱맨 행보를 부추긴 요인이 됐다.
이번 사건은 대이란 전쟁 개시 두 달이 되도록 그 출구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일어났다. 미국과 이란이 일단 휴전에는 합의했다지만 종전 협상은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같은 휴전의 전제조건 언저리에만 머무르고 있다. 그래서 이란 전쟁은 대규모 지상전 없이 해상 봉쇄와 간헐적 산발적 공습이 이어지는, 그토록 미국이 경계하던 또 다른 ‘끝없는 전쟁’의 늪에 빠질 가능성도 작지 않다.이런 미국의 내부 분열과 대외 곤경은 미국만의 일이 아니다. 세계 민주주의의 모델 국가이자 국제 질서를 이끌어 온 리더 국가의 길 잃은 횡보는 전 세계를 불안과 긴장, 고통에 빠뜨리고 있다. 물리적 폭력이 난무하는 미국 사회는 이미 심리적 내전 상태에 들어가 있다. 한층 난폭해진 왕년의 슈퍼파워는 이제 대책 없는 전쟁을 벌여놓고 동맹들에 그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 미국의 퇴행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할 수 없는 게 우리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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