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조만간 주택공급 확대 대책을 발표해 공급 불안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어제 인사청문회에서 “최근 부동산 시장은 6·27 대출 규제로 일시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상당히 다양한 논의를 하고 있으며, 장관으로 임명되면 조속히 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가 공급 확대를 강조한 것은 다행스럽다. 지난달 6억원 초과 주택담보대출 금지 이후 부동산 정책이 규제 일변도로 흐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잠재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공급 대책의 기준을 ‘분양’이 아니라 ‘실입주 물량’으로 삼겠다고 한 점도 주목된다.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은 6월 1만4000가구, 7월 1만 가구, 8월 9000가구로 감소세가 뚜렷하다. 입주 물량을 늘리면 수요자가 체감하는 공급 효과도 한층 커질 것이다.
관건은 구체적 방안의 실효성이다. 김 후보자는 3기 신도시 사업의 속도 제고와 함께 도심 내 유휴부지와 노후 공공시설을 활용한 공급 확대를 언급했다. 그러나 이는 2020년 8·4대책에도 포함됐던 내용이다. 당시 태릉CC, 용산 캠프킴 등에서 3만30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지자체 반발 등으로 실제 착공은 1000가구 남짓에 그쳤다. 공급 확대의 가장 현실적인 수단인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에 대해 “공익과 사익의 조화를 고려하면서 활성화하겠다”고 한 점도 아쉽다. 개발이익 환수를 중시해 부담금을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초과이익환수제가 완화되지 않으면 서울의 핵심 공급원인 정비사업의 추진 동력은 약화할 수밖에 없다.
김 후보자는 “집값 안정을 위해선 수요 억제보다 양질의 주택 공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바른 진단과 해법이다. 그러나 문제 인식과 정책 방향이 옳더라도 실행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시장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서울 집값의 상승폭은 둔화했지만, 공급 대책이 부실하게 나오면 불안은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