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산업 현장에서 사고로 숨진 근로자가 전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5년 ‘재해조사 대상 사고 사망자’는 605명으로 16명(2.7%) 늘었고, 사망 사고도 573건으로 20건(3.6%) 증가했다. 이재명 정부 들어 ‘산업재해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산재 발생 기업에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하겠다고 예고했음에도 소폭이나마 줄어들던 사망자 수가 오히려 반등한 것이다. 처벌 강화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얘기다.
재해조사 대상 사망 사고는 산업안전보건법을 적용받는 사업장에서 발생한 업무로 인한 사망 사고 중 ‘사업주의 법 위반 없음’이 명백한 경우를 제외하고 집계한 통계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2022년부터 이 통계를 작성했다. 근로복지공단의 ‘산업재해 사망사고’ 통계와는 차이가 있다. 유족급여가 승인된 산업재해 사망 역시 지난해 872명으로 전년보다 45명 늘었다.
7명이 희생된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 같은 대형 사고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5인 미만 영세 사업장에서 사망자가 22명(총 174명) 증가한 영향이 컸다. 대기업 위주의 제재 강화와 고강도 처벌로는 인력과 예산이 태부족한 소규모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재해를 줄이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부가 작은 사업장 등 산재 취약 분야에 행정력을 집중한다고 하니 다행스럽다. 지도·점검에 그칠 게 아니라 ‘안전한 일터’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지원책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올해는 반드시 산재 사망을 줄이겠다는 게 고용노동부의 다짐이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얼마 전에는 대전에서 자동차부품 공장 화재로 근로자가 14명이나 희생되는 초대형 참사가 빚어졌다. 정부가 ‘초고위험 사업장’으로 분류해 놓고도 정밀한 현장 점검이나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경영자의 잘못이 분명하지만, 위험을 방치한 당국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전국에 이런 사업장이 한두 곳이 아닐 것이다. 사고가 일어난 뒤 책임자를 문책하고 처벌하는 것은 쉽다. 애초에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어려운 일이고 실력이다. 산재와의 전쟁은 요란한 기업 벌주기가 아니라 차분하고 정교한 방어전(戰)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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