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주요 가전 품목 글로벌 1위에 올라설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기술력이 든든히 자리하고 있다. 삼성·LG 같은 회사들도 정부가 공인한 신기술(NET)인증을 바탕으로 제품 개발에 매진해 오늘에 이르렀다.
그 중심 역할을 했던 전기·전자분야 NET인증 건수가 급감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해 전기·전자분야 NET인증 건수는 총 9건에 머물러, 2006년 인증 도입 이래 처음으로 한 자리 수로 떨어졌다. 앞으로 대기업 NET 신규 신청 마저 끊기면 명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까지 감돈다.
정부 위임을 받아 NET인증을 주관하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측은 NET인증 감소 추세가 전기·전자업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실제 정보통신, 기계·소재, 원자력, 화학·생명, 건설·환경 등 타 업종도 전반적인 감소세인 것은 맞다.
하지만, 한동안 탈원전과 그의 번복 등 정부 차원의 정책 부침을 겪었던 원자력 업종을 제외한다면 전기·전자업종의 NET 인증 급감 추세는 더 도드라진 경향을 나타낸다. 더욱이 다른 업종에 비해 제일 낮은 인증 통과율 같은 난이도에 대해서도 당국은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전기·전자업종은 NET인증 신청 주체별 비교대상 업종 중 중소기업 비중이 높다. 자연히 업종 전체는 세계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지만, 대기업 주도 성격이 강하다. 자연히 최상위 극소수 대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중소기업은 NET 보다는 당장의 존립이 훨씬 급한 문제일 것으로 추론해 볼 수 있다.
여기서 필요해지는 정책 수단이 바로 기업 혁신 활동 지원이다. 기업 스스로 NET인증 관련해 도전하지 못하거나, 주춤하게 된 배경을 산업기술진흥협회를 통해 면밀해 점검해 보고 다시 늘어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
중소기업 혁신 활동은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전·전기 제품의 성능 향상으로 나타날 것이고 그것은 곧 세계 시장에 나갈 관련 우리 대기업 제품의 혁신과 부가가치 향상으로 연결된다.
주무 행정 관청인 국가기술표준원이나 산업기술진흥협회가 어쩔 수 없는 조건으로 여기는 순간, 모든 NET인증 정책은 힘을 잃어버린다. 인증이 저조해진 업종의 상황과 국내외 시장 경쟁 구조 등을 점검한 뒤, 기업이 안고 있는 문제를 풀어주는 것이 지금부터라도 해야 할 일이다.
NET인증 저조를 그 현상으로만 놓고 보지 말고, 이와 관련한 우리의 글로벌 경쟁력을 놓고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editoria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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