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란戰 기로… 종전 ‘사후 청구서’-장기화 ‘복합위기’ 다 대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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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우편투표 제한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는 이날 “미국이 이란을 2, 3주 안에 떠난다”며 종전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우편투표 제한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는 이날 “미국이 이란을 2, 3주 안에 떠난다”며 종전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이란에서 아주 곧(very soon) 떠날 것”이라면서 중동 전쟁 종료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2, 3주 이내”라고 답했다.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도 “침략 재발 방지가 보장된다면 분쟁을 끝낼 의지가 있다”고 했다. 조기 종전 가능성이 엿보이자 세계 증시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잠깐 고개를 돌리는 사이에도 뒤집히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 외부의 통제가 먹히지 않는 이스라엘의 독주, 복잡한 이란 지도부의 내부 사정 등을 고려하면 여전히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설령 한국 시간 2일 오전 예고된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에서 종전 선언이 나온다 해도, 호르무즈 해협 통항의 안전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협에 무슨 일이 일어나도 전혀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며 발을 빼고 있다. 이란은 해협을 지나는 상선에 통행료를 물리겠다고 예고했다. 해협 통항 정상화의 책임을 한국과 일본, 나토 등 중동산 석유에 의존하는 미국 동맹국들이 대신 떠안아야 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 26척의 배가 묶인 한국으로선 이런 상황에 대비한 국제 공조에 어떻게든 참여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트럼프 정부가 동맹국에 전쟁 비용을 ‘사후 청구’할 거란 전망까지 나온다.

종전이 안 될 경우 미국은 더 강력히 이란을 타격하겠다고 한다. 전쟁이 길어지면 주한미군 자산의 중동 반출이 확대될 수 있다. 대북 방어 전력이 한반도에서 빠져나가면 대북 억지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 한국으로선 미국과 조율해 안보 공백을 최소화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전쟁이 어떻게 흘러가든 우리 경제의 앞날은 가시밭길이다. 종전이 현실화돼 해협 통항이 풀리더라도 중동 산유국의 생산시설 복구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정부는 2일 석유 자원안보위기 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높였는데, ‘위기’로 한 단계 더 올라갈 가능성도 아주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번 전쟁은 ‘거래적 동맹관’을 앞세운 미국이 한국 등 동맹국을 언제라도 극도의 불확실성 속에 몰아넣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했다. 한미동맹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국익을 훼손하지 않을 외교력, 어떤 상황에서도 안보에 빈틈이 생기지 않게 할 자강력이 더 중요해졌다. 국민과 정부가 한 몸이 돼 고통을 나누지 않고는 넘기 힘든 시련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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