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정부부채…재정건전성 고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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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3.23 17:30 수정2026.03.23 17:30 지면A31

정부·가계·기업 부채를 모두 더한 우리나라 총부채 규모가 처음 6500조원을 넘어섰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한국의 지난해 3분기 말 원화 기준 비금융부문 신용은 6500조5843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만에 약 280조원(4.5%) 불어난 수치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248%에 달했다. 우리 경제가 한 해 생산한 가치의 2.5배에 달하는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의 총부채는 2021년 4분기 5500조원, 2023년 4분기 6000조원을 넘어서며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정부부채 증가세가 가팔라졌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정부부채는 1년 전에 비해 9.8% 증가하며 가계(3.0%)와 기업(3.6%)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불어났다. 재정을 통한 경기 진작에 적극 나선 영향이다.

경제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부채가 증가할 수 있다. 문제는 속도다. 국제금융협회(IIF) 기준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지난해 4분기 말 48.6%로, 1년 만에 5.0%포인트 급등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주요 선진국보다 절대수치는 낮다고 하지만, 단기간에 급등한 것은 정상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더구나 가계부채 비율(89.4%)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고 기업부채 비율(110.8%)도 전년보다 높아졌다.

경제주체 모두 빚에 기대는 구조에선 외부 충격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원·달러 환율은 1510원을 넘어섰고,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도 여전하다. 25조원 규모 ‘전쟁 추경’은 정부 재정정책 방향을 가늠할 시험대다. 늘어난 세수로 충당한다지만, 대규모 재정 투입은 물가와 환율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 이미 727조9000억원 규모 슈퍼예산을 짜둔 상황이다.

무리하게 확대하기보다는 신중하게 최종안을 마련해야 한다. 취약계층과 수출기업·소상공인 등에 대한 핀셋 지원 원칙을 지키고, 재정건전성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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