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악성 미분양 3만가구…오피스텔·빌라 빼고도 이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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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3.31 17:20 수정2026.03.31 17:20 지면A31

집을 다 짓고도 팔리지 않은 ‘악성 미분양’이 전국적으로 3만 가구(2월 주택통계)를 넘어섰다고 한다. 2012년 3월 이후 약 14년 만이다. 우려되는 점은 준공 후 미분양의 86%가 지방에 집중돼 있다는 사실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수요 기반이 약한 지방에서 주택시장이 구조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다. 지방의 악성 미분양 증가는 인구 감소와 산업 침체 영향이 맞물린 결과다.

더 큰 문제는 시장을 살피고 처방을 내려야 할 정부의 나침반이 시장참가자의 신뢰를 잃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부가 발표하는 미분양 통계는 민간의 인식과 큰 괴리를 보인다. 일례로 광주광역시의 미분양 물량은 1300여 가구로 집계됐지만 업계는 5000가구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 건설사 자진 신고에 의존하는 집계 방식, 지방자치단체별로 제각각인 기준, 검증 절차 부재 등이 겹쳐 생긴 오류라는 지적이다. 발표는 월말 기준으로 하지만 취합 시점이 제각각이고, 일부 물량은 비공개 요청에 따라 제외하는 현실도 통계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사각지대도 있다. 공공분양주택과 오피스텔, 빌라 등은 아예 집계 대상에서 빠져 있다. 1~2인 가구 증가로 오피스텔 등의 주거 비중이 커지는 현실을 감안하면 치명적 결함이다. 시장 수급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통계로는 정확한 진단도, 적절한 처방도 기대하기 어렵다.

미분양 주택은 단순한 재고가 아니다. 건설사와 시행사의 자금 회수를 막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이어져 금융권으로 위험이 확산할 우려가 있다. 무엇보다 준공 후 미분양 증가는 건설사의 체력이 한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신호다. 지금 필요한 것은 대책 이전에 통계의 신뢰 확보다. 미분양 통계에 다양한 유형의 주택을 포함하고, 신고 기준과 시점을 통일한 뒤 검증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 데이터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여 부동산시장 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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