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삼전 파업 대비 ‘웜다운’… 노조 끝내 자책골 고집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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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호 초기업 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왼쪽 가운데)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 가운데)과 면담을 하고 있다. 초기업 노조 제공

최승호 초기업 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왼쪽 가운데)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오른쪽 가운데)과 면담을 하고 있다. 초기업 노조 제공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파업을 목전에 둔 삼성전자의 노사 갈등을 두고 “노동자 없는 기업이 없고, 회사 망하라고 설립된 노조도 없다”며 “파업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면 결국 교섭으로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노총 위원장 출신으로 누구보다 노동계를 잘 이해하는 ‘친노동 장관’이 대화를 통한 사태 해결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15일 삼성전자 사장단 18명도 대국민 사과문을 내고 “조건 없이 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하겠다”고 했다. 이날 김 장관과 삼성전자 사장단은 잇따라 노조 측과 직접 만나 교섭 재개를 호소했다.

파국만은 막아야 한다는 절박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현장에선 파업의 먹구름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경제적 손실은 이미 시작됐다. 삼성전자는 전면 파업에 따른 공장 가동 중단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가동률을 낮추는 ‘웜다운’ 작업에 착수했다. 24시간 쉴 틈 없이 돌아가는 반도체 첨단 공정은 잠시라도 멈추면 피해가 천문학적 수준으로 커진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공장 정지 시 하루 최대 1조 원 정도의 생산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현재 가공 중인 웨이퍼 전량이 손상된다면 최대 100조 원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정부 내에서는 최후의 카드인 ‘긴급조정권’ 발동까지 검토하고 있다. 쟁의 행위를 강제로 멈추게 하는 긴급조정권이 발동된 것은 1963년 제도 도입 이후 단 네 차례뿐이다. 한국 경제에서 반도체 산업이 차지하는 절대적 위상을 감안하면 긴급조정권 발동의 명분은 충분하지만, 이런 상황에까지 이르지 않는 것이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사측이 조건 없는 대화를 제의한 만큼 노조도 ‘선파업 후대화’ 방침을 접고 협상 테이블로 복귀해야 한다.

한국이 파업 리스크로 흔들리는 사이, 글로벌 반도체 전쟁의 경쟁자들은 무서운 속도로 치고 나가고 있다. 미국에선 한국이 장악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없이도 구동 가능한 차세대 인공지능(AI) 칩 개발을 서두르고 있고, 미국 중국 대만 등의 메모리 경쟁사들은 대규모 공장 증설을 서두르며 한국의 공백을 채울 대비를 하고 있다. AI 반도체 호황은 한국 경제가 근원적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절대적 기회다. 파업이라는 자책골로 이 기회를 날려버릴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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