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반도체 세제혜택 법안 봇물…노동·규제 개혁으로 뒷받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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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4.28 17:40 수정2025.04.28 17:40 지면A3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어제 “국내에서 생산·판매되는 반도체에 최대 10%의 생산세액공제를 적용해 반도체 기업에 힘을 싣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후보 선출 후 첫 번째 경제 행보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찾기 전 페이스북을 통해 반도체산업 지원 계획을 공개한 것이다.

이 후보는 “압도적 초격차·초기술로 세계 1등 반도체 국가를 만들겠다”며 세제 혜택 확대와 신속한 반도체특별법 제정 등을 약속했다. 민주당은 이미 생산세액공제와 관련해 5건의 법안을 발의했다. 그간 반도체 지원에 대한 업계의 요구를 감안하면 당연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 반도체산업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력을 봐도 그렇다. 고려대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정부가 반도체에 연간 5조5000억원을 지원하면 국내총생산(GDP)이 연간 7조2000억원 이상 추가로 증가한다. 더구나 반도체 지원금은 5~6년이면 전액 조세 수입으로 회수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 생산세액공제는 기존 투자세액공제와 중복은 안 되고 둘 중 하나만 선택해 받을 수 있어, 보조금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민주당은 반도체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지난 17일 이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했다. ‘주 52시간 예외’는 빠진 채 산업 지원 내용만 담은 법안이다. 이 후보는 “정부와 국민의힘의 몽니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했지만 실제는 노동계 눈치를 보느라 이 규정을 넣지 않아서 비롯된 일이다. 이래서는 대만 TSMC, 미국 엔비디아처럼 근로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경쟁사를 따라잡을 수 없다. 노동 개혁 없이는 세계 1등 반도체 국가 건설이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할 것이다.

신속한 클러스터 조성도 중요하다. TSMC의 일본 구마모토 공장은 허가받은 지 28개월 만에 가동에 들어갔지만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이보다 먼저 시작하고도 각종 인허가를 받느라 6년이나 지난 올 2월에야 첫 삽을 떴다. 규제 개혁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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