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당권파들이 6·3 지방선거로 나타난 민의와 엇나가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9일 22대 후반기 국회에서 상임위를 독식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고, 국민의힘 지도부는 장동혁 대표의 선거 패배 책임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16곳 중 12곳을 차지하며 국민의힘의 참패로 끝났다. 다만 서울시장 선거는 장 대표와 대척점에 서 있는 오세훈 시장이 승리했다. 민주당에는 독주 대신 자제를, 국민의힘에는 퇴행 대신 탈태를 주문한 선거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이날 민주당 원내 지도부에서는 상임위원장 배분에서 ‘여당 18 대 야당 0’으로 갈 수도 있다는 발언이 나왔다. 정청래 대표가 선거를 앞두고 상임위를 100% 가져갈 수 있다고 했던 것에서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상임위원장은 여야가 협의를 통해 의석수에 따라 나누는 것이 민주화 이후 이어져 온 관례였다. 최소한의 견제와 균형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였다. 하지만 민주당은 2020년 총선에서 압승한 뒤 전반기 국회에서 모든 상임위를 차지했고 그것이 입법 독주로 이어졌다. 또다시 상임위 독점 가능성을 거론한 것 자체가 여당이 1년간 보여 온 일방통행을 계속하겠다는 모습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당권파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겼으니 선전한 것이라는 식의 강변을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 구청장 선거는 25곳 중 민주당이 17곳을 차지해 국민의힘의 대패였다. 게다가 오 시장은 선거 운동 내내 장 대표와 선을 그었다. 대구시장 선거도 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역대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 중 최고 득표율을 기록했다. 이날만 해도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들이 다수 참여한 ‘대안과 미래’가 연 토론회에서 “장 대표는 정신 승리 같은 아전인수 해석을 그만두라”는 비판이 나왔다. 당내에서는 장 대표가 전면 재선거 주장, 부정선거 음모론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지금 양당은 기로에 서 있다. 국민은 민주당이 야당을 국정의 다른 한 축으로 인정하는 ‘협의의 정치’를 복원할 수 있을지, 국민의힘이 극단적 세력을 완전히 끊어내고 정부·여당을 견제할 제1야당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좋아요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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