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ICL)’을 받은 청년이 5명 중 1명꼴로 취업 이후에도 대출을 갚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학자금 대출 미상환 비율은 금액 기준 19.4%, 인원 기준으로는 18.0%를 기록했다. 체납자가 6만 명에 육박하고 미상환액이 처음으로 800억원을 넘었다. 10년 전인 2016년 7%대이던 미상환 비율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청년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음을 미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ICL은 연리 1.7%로 등록금과 생활비를 빌려주는 대출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연간 소득이 일정 기준(2025년 1898만원)을 넘으면 상환 대상자가 된다. 바늘구멍인 취업 문을 통과하고도 체납자가 된다는 건 월급을 받아 생활비와 고정지출을 빼고 나면 빚 갚을 여력이 없다는 뜻이다. 무섭게 치솟는 주거비와 물가를 감안하면 소득이 많지 않은 사회 초년생에게는 큰 부담일 수 있다.
취업 지연 등으로 상환 자체를 유예하는 청년도 급증하고 있다. 2024년 기준 1만4527명으로 4년 새 두 배가 됐다. 청년 취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층 취업자가 1년 새 14만6000명이나 감소했다. 실업률은 7.7%에 달한다. 인공지능(AI) 확산과 정년 연장이 불러올 일자리 감소의 후폭풍을 정면으로 맞아야 하는 것도 청년들이다.
대학을 나와 사회에 첫발을 내딛자마자 신용 위험에 처하게 된 청년들의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물론 낮은 금리로 학자금을 빌릴 수 있었던 것도 일종의 혜택이라고 볼 수 있고 끝까지 상환 책임을 져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하지만 이들이 빚의 굴레에 빠지지 않도록 돕는 것 역시 사회가 해야 할 일이다. 상환 부담을 낮출 방법을 다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청년들이 빚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는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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