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농어촌 기본소득 확대… ‘빨대효과’ 막지 못하면 하나 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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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농어촌기본소득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2025.09.12 [서울=뉴시스]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농어촌기본소득법 제정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2025.09.12 [서울=뉴시스]
정부가 26조2000억 원 규모의 ‘전쟁 추경(추가경정예산)’에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 예산 706억 원을 포함시켰다. 이 돈으로 현재 10곳인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 지역을 하반기에 5곳 더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된 농어촌 기본소득은 인구 유출을 막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주 3일 이상 거주하는 시범지역 주민에게 월 15만 원 상당의 지역사랑상품권을 올해부터 내년까지 지급하는 사업이다. 당초 2년간 국비와 지방비 8867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었지만, 국회 예산 심의와 이번 추경을 거치면서 올해 국비 예산이 약 1700억 원에서 3000억 원 정도로 증액됐다.

정부는 농어촌 기본소득이 경기 연천군 청산면처럼 수도권이나 대도시 인구의 유입과 사업체 증가 등의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지속 가능한 대책인지 속단하기는 이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지역 10곳은 인구 1만5000∼4만8000명 정도의 인구감소 지역이다. 사업 발표 이후인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이 지역에서 주민 1만2440명이 순증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실이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같은 기간 순유입된 주민 10명 중 약 4명은 다른 ‘인구감소 지역’이나 ‘인구감소 관심 지역’에서 온 것으로 나타났다.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에서 다른 인구 위기 지역의 주민까지 빨아들이는 이른바 ‘빨대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시범 사업은 정책 모델을 발굴하고 효과를 검증하는 일로, 문제점과 개선점을 찾고 사업성을 평가하는 과정으로 활용해야 한다. 인구감소 위험이 큰 지역이 맞닿아 있는 곳에서 서로 거주자를 끌어오는 빨대 효과 등을 통제하지 못한 채 사업 규모만 확대하면 하나 마나 한 일이 된다. 어렵게 시범사업을 시작한 만큼 대도시에서 멀지 않은 입지를 선정해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현상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주민이 지역을 떠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무엇보다 안정적 소득을 얻을 일자리와 병원 학교 대중교통 등 ‘기본 서비스’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 예산은 국비가 40%, 지방비가 약 60%를 차지한다. 현금성 지원에 밀려 지역의 기본 서비스 예산이 줄어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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