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내년 예산서 의무지출 첫 삭감… 힘들어도 반드시 지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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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천준호 원내수석,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유상범 원내수석이 30일 추경안 심사와 관련한 의견 조율을 하기 위해 서울 영등포구 한 식당에서 회동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천준호 원내수석,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유상범 원내수석이 30일 추경안 심사와 관련한 의견 조율을 하기 위해 서울 영등포구 한 식당에서 회동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이재명 정부가 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예산을 감축하면서도 ‘적극재정’ 기조는 유지하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을 확정했다. 국회가 다음 달 처리할 전망인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해 올해 정부 지출이 750조 원을 넘는 만큼, 내년에는 추경까지 포함한 예산 규모가 800조 원에 육박할 거란 예상까지 나온다.

정부가 30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의결한 2027년 예산안 편성지침의 핵심은 인공지능(AI) 전환, ‘5극 3특’ 지방 주도 성장 등 정부의 정책 기조를 뒷받침할 적극재정을 이어간다는 것이다. 다만 재정 운용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법령이 정한 의무지출은 기존 예산의 10%, 정부가 조정할 수 있는 재량지출은 15% 감축을 목표로 했다. 의무지출 절감 목표를 제시한 건 처음이라고 한다. 관행으로 굳어진 한시·일몰 사업을 과감히 종료하고, 제도를 고쳐 지출을 줄이지 않는 한 의무지출을 감축하는 건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1.7%로 0.4%포인트 낮추고, 중동전쟁이 1년 넘게 이어질 경우 성장률이 0%대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는 만큼 내년 확장재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전쟁이 빨리 끝나도 산유국의 원유·가스 생산시설 파괴와 공급망 붕괴는 에너지와 원료를 해외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에 다년간 악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특히 이 대통령은 “위기 상황에선 빚을 내서라도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혀 왔다.

그럼에도 정부가 ‘의무지출 10%, 재량지출 15% 수준의 절감’을 지침에서 강조한 건 재정 안정성 악화에 대한 대내외의 우려를 의식한 것이다. 작년 54%였던 전체 예산 중 의무지출 비중은 고령화의 진전으로 머잖아 60% 선을 넘어설 전망이고, 한번 늘면 줄이기 대단히 어렵다. 정부가 25조 원 규모의 추경 중 5조 원을 나랏빚을 조기 상환하는 데 쓰기로 한 것은 경제 및 재정전망 악화로 국채 금리가 급등해 정부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정부가 ‘국채 발행 없는 추경’을 밀어붙인 근거인 법인세수, 증권거래세수 증가도 국제 정세가 한 치 앞을 보기 힘들 정도로 요동치면서 내년까지 이어질지 불투명해지고 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짜면서 학생이 감소해도 늘어만 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구멍 난 복지예산 등 비효율적 요소를 과감히 쳐내는 힘든 숙제를 피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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