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혹의 핵심은 이 후보자가 2024년 서울 서초구 아파트 청약 과정에서 장남이 결혼하지 않은 것처럼 속여 부당하게 부풀린 가점으로 당첨됐다는 것이다. 이날 이 후보자는 당시 장남이 결혼한 것은 맞지만 부부 관계가 최악이어서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혼 자녀만 올려야 할 부양가족에 이미 결혼한 장남을 포함한 사실이 변하진 않는다. 과연 이 후보자의 해명을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실정법 위반일 수 있는 이런 문제가 왜 청와대의 검증 과정에서 걸러지지 않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재명 정부가 신설한 국회예산처는 한 해 700조 원이 넘는 예산을 편성 운용하는 핵심 부처다. 이 후보자가 그 수장을 맡을 자질과 도덕성을 갖췄는지 철저히 검증했어야 한다. 물론 이 후보자를 5번이나 공천했던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에게 제기된 의혹을 남의 허물인 양 대하는 것도 볼썽사나운 일이다. 그렇다 해도 검증의 책무는 현 정부에 있다. 청와대는 인사 검증 시스템에 구멍이 생긴 것이 아닌지 제대로 되짚어 봐야 한다.
이런 의혹들이 잇따르는데도 이 후보자는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를 뭉개려 했다. 청문회 하루만 버티자는 이런 무책임이 더 이상 용납돼선 안 된다. 국회는 이제라도 장관 후보자가 반드시 내야 할 청문회 자료에 대한 기준을 분명히 세우고, 관행처럼 돼버린 자료 제출 거부를 막을 실효적 방안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이제 이 후보자의 거취는 이 대통령의 결심에 달렸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그보다 더 많은 과제를 남겼다. 이 대통령은 신년 회견에서 ‘통합이 중요한데 이 후보자 지명이 이렇게 문제가 될 줄 몰랐다’며 향후 인사에 참고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진영을 가리지 않으려는 탕평 인사여서가 아니라 이 후보자의 도덕성이 국민의 눈높이와 동떨어져 일어난 일이다. 어떤 경우에도 ‘같은 편만 쓰지 않겠다’는 이 대통령의 인사 원칙이 후퇴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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