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이 있어야 검찰이 불공정행위 기업을 수사할 수 있도록 규정한 전속고발권 제도가 전면 폐지된다는 소식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왜 공정위만 (고발) 권한을 독점하느냐”고 질타하자 공정거래위원장은 “전면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전속고발권은 1980년 제정 때부터 46년째 유지되고 있는 공정거래법의 핵심 조항인 만큼 신중한 논의가 필수다. 전속고발권을 특권으로 보는 듯한 시각은 오해에 가깝다. 복잡한 경제법 특성상 불법성 판단에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점에 착안한 일종의 사회적 합의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헌법재판소도 불공정 여부 판단 시에는 시장 획정, 경쟁 제한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로 일관되게 합헌성을 인정하고 있다.
공정위원장은 ‘국민 300명’ 또는 ‘사업자 30명’ 이상이 고발하면 공소제기를 허용하는 등 구체적인 폐지 방안까지 언급했다. 50개 중앙행정기관, 17개 광역자치단체, 226개 기초자치단체로 고발요청권을 확대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언제든 신고당할 수 있다’는 공포가 준법경영을 유도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겠지만 고발 남발에 따른 부작용도 클 수밖에 없다. 신제품 출시나 중요 계약을 앞둔 경쟁사를 일단 고발해 골든타임을 허비하게 하는 등 악용할 소지도 있다.
“국민에게 고발권을 준 뒤 혐의 판단은 수사기관, 사법기관이 하면 된다”는 발언은 지나치게 이상적이다. 고발만으로도 기업은 이미지 손상, 사업 지연 등의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권한 독점은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은 일리가 있지만 이미 여러 보완책이 가동 중이다. 감사원장, 검찰총장, 조달청장,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에게 의무고발요청권을 부여한 게 대표적이다.
공정위가 소극적 대응으로 기업을 봐주고 있다는 주장 역시 근거가 약하다. 고발권 과잉 행사의 결과로 공정위가 패소하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전속고발권 폐지 시 변변한 법무팀조차 없는 중소기업이 대기업의 무차별 고발 공세에 시달릴 개연성도 높다. 전면 폐지보다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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