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美 사령관 "주한미군 숫자보다 역량 중요"…달라진 안보 환경 직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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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8.10 17:48 수정2025.08.10 17:48 지면A35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주한미군에도 변화가 필요하며 중요한 것은 숫자보다 역량”이라고 했다. 주한미군의 최고 지휘관이 경기도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 기지로 기자들을 처음 초청한 자리에서 병력 감축을 포함한 전력 재배치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시사한 것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미군 역할을 대북 억제 일변도에서 대중국 견제로 확장하기 위해 ‘한·미동맹 현대화’를 우리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한미연합사령관을 겸하는 브런슨 사령관은 “동북아는 과거와 매우 다른 만큼 한국의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북쪽에는 핵으로 무장한 적이 있고, 러시아가 점점 북한에 개입·관여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인도·태평양 지역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해서는 양국이 합의한 조건 충족이 선행돼야 하며 서둘러서는 안 된다는 뜻을 밝혔다.

브런슨 사령관의 언급이 아니더라도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북한은 핵·미사일을 고도화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으로 실전 경험을 쌓고 있고, 러시아와의 무기 및 기술 거래도 확대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의 합동 해상 훈련은 동아시아 지역의 큰 위협으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에서는 한·미동맹 현대화와 함께 “한국은 북한에 맞선 강력한 방어에서 더 주도적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내외 상황 변화에 따라 안보 태세를 확고히 해야 할 필요성은 더 말할 나위 없다. 70년 한·미동맹의 기본 틀 속에서 자체 안보 역량도 강화해야 한다. 국군 병력이 45만 명으로 6년 사이 11만 명 감소했고, 이에 따라 사단급 이상 부대도 통폐합돼 20년 사이 17개나 줄었다고 한다. 재래식 전투에서의 작전 수행 역량 약화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 구축 등 군 현대화에 속도를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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