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北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 참여, 늦었지만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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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3.29 17:45 수정2026.03.29 17:45 지면A35

정부가 이달 말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채택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 참여했다. 북한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을 고려해 그동안 신중한 입장을 보였으나, 결국 인류 보편적 가치의 관점에서 접근하기로 한 것이다. 당연한 결정이다. 이제 국제사회와 함께 실질적 인권 개선을 위한 노력에 적극 나서야 한다.

유엔은 매년 상반기 인권이사회와 하반기 총회에서 각각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한다. 북한의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인권 침해를 규탄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한국은 2008~2018년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가 문재인 정부 때인 2019~2021년 남북 관계를 고려해 불참했고,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2022년 복귀했다. 이재명 정부는 문재인 정부와 달리 지난해 11월 유엔총회 결의안에 동참했고, 올해 고심 끝에 그 기조를 이어가게 됐다.

정부는 조기 공동제안국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막판까지 참여를 고심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대북 3원칙’ 차원에서 불참이 옳은 방향이라고 주장하는 등 외교안보 부처 간 입장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북한이 가장 민감해하는 사안인 만큼 불참하는 것이 대화 재개에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꽉 막힌 남북 대화의 물꼬를 트려는 입장은 이해하지만 국제사회 움직임과 배치되는 것이다.

이재명 정부는 출범 이후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적극적인 유화 정책을 추진해왔다. 대북 확성기 철거, 대북 방송 중단에 이어 한·미 야외 기동훈련 횟수도 지난해의 절반 이하로 줄였다. 하지만 돌아온 건 막말과 비난뿐이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3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한국을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공인하고 가장 명백한 언사와 행동으로 철저히 배척하고 무시하면서 다뤄 나가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 인권문제를 언급하지 않는다고 대화가 재개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인류 보편의 가치인 인권 문제는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할 사안이 아니다. 북한의 위협과 도발에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 정부의 저자세가 북한의 오만과 오판을 키우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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