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SNS 중독’ 빅테크 책임 물은 美 법원… 韓도 본격 논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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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법원 앞에서 소셜미디어 중독으로 딸을 잃은 로리 쇼트(가운데)가 딸의 사진을 든 채 자신의 변호사와 포옹하고 있다. 이날 로스앤젤레스 법원 배심원단은 소셜미디어가 중독 등 청소년의 정신건강에 해악을 끼쳤다는 주장과 관련해 빅테크들의 책임을 인정하는 평결을 처음 내렸다.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25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법원 앞에서 소셜미디어 중독으로 딸을 잃은 로리 쇼트(가운데)가 딸의 사진을 든 채 자신의 변호사와 포옹하고 있다. 이날 로스앤젤레스 법원 배심원단은 소셜미디어가 중독 등 청소년의 정신건강에 해악을 끼쳤다는 주장과 관련해 빅테크들의 책임을 인정하는 평결을 처음 내렸다.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중독성 강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체계를 운영해 미성년자에게 정신적 피해를 줬다며 메타, 구글에 손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미국에서 나왔다. 또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에 “아동 성 착취를 알고도 은폐했다”는 등의 이유로 수천억 원 손해배상 책임을 묻는 판결도 나왔다. 글로벌 SNS 시장을 장악한 미국의 빅테크에 법률적·도덕적 책임을 묻는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법원 배심원단은 “6세 때부터 유튜브를, 9세 때부터 인스타그램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두 플랫폼의 알고리즘이 중독을 유발하도록 설계돼 멈추려 해도 도저히 사용을 멈출 수 없었다”며 소송을 제기한 20세 여성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메타와 구글에는 총 600만 달러(약 90억 원)를 배상하란 판결을 내렸다. 이 여성은 ‘좋아요’와 ‘알림’ 기능, 외모를 바꿔주는 ‘필터’ 기능이 중독을 야기했다고 주장해 왔다. 이윤을 얻기 위해 ‘중독적 알고리즘’을 만든 기업의 책임을 미국 법원이 처음 인정한 것이다. 앞서 뉴멕시코주 법원 배심원단은 메타가 아동 음란물 공유 등에서 어린이를 보호하지 못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주 정부의 손을 들어주고, 메타에 3억7500만 달러(약 5600억 원) 배상 판결을 내렸다.

한국도 SNS 알고리즘의 폐해와 SNS를 통해 유통되는 불법 콘텐츠 문제가 심각하다. 지난해 한국 청소년의 68%는 SNS를 쓰고 있었고, 만 10∼19세 청소년의 40.1%는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속했다. 이들은 나머지 청소년들보다 심한 우울감, 불안을 경험했다고 한다. ‘n번방 사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해외 SNS를 이용한 아동 성 착취물 거래, 주변 인물 얼굴을 음란물에 합성하는 ‘딥페이크’ 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다.

작년 12월 호주가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계정을 차단하는 등 해외에선 이미 적극적 대응이 시작됐다. 유럽에선 프랑스 영국 등 10개국 이상이 비슷한 법 시행을 검토 중이다. 한국에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상반기 중 대책을 내놓는다는 시간표만 나왔을 뿐이다.

미 법원에서 빅테크 관련 판결이 잇따라 나오고, 유럽연합(EU) 등도 관련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한국도 빅테크 플랫폼의 유해성에 대한 논의를 본격 시작해야 한다. 다만 자국 기업이 해외에서 손해 보는 일에 민감한 미국 정부에 무역 마찰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도록 차분하고 신중하게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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