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컬처 잇단 쾌거…소프트 파워 넘치는 '문화 강국'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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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6.10 17:32 수정2025.06.10 17:32 지면A31

세계 무대를 향한 K컬처의 진격이 놀랍고 가슴 뿌듯하다. 한국의 창작 뮤지컬인 ‘어쩌면 해피엔딩’이 그제 열린 제78회 토니상 시상식에서 작품상·연출상·남우주연상 등 6개 부문의 트로피를 거머쥔 것은 한국 문화산업계 전체의 쾌거다. 처음부터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만든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2016년 대학로 소극장에서 출발한 이 토종 뮤지컬이 뮤지컬 본고장인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장기 공연을 하고 연극·뮤지컬계의 아카데미상이라고 불리는 토니상까지 휩쓸 것으로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어쩌면 해피엔딩은 지난해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은 것만큼이나 의미 있는 한류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영국 BBC는 “한국은 이번 수상으로 미국 엔터테인먼트계에서 가장 중요한 4대 상인 에미상(2022년 ‘오징어 게임’), 그래미상(1993년 조수미), 오스카상(2020년 ‘기생충’), 토니상을 모두 받으며 ‘에고트’(EGOT·4대 상의 머리글자)의 지위를 얻었다”고 전했다. 그 말대로 세계를 매료시킨 K컬처가 폭과 깊이에서 모두 진화했다고 할 수 있다. K팝, 드라마, 문학, 클래식을 넘어 공연예술에 이르기까지 한국적 정서와 상상력을 입힌 K컬처가 세계적 보편성을 얻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지난달 열린 칸 영화제는 한국 영화를 단 한 편도 초청하지 않아 충격을 줬다. 26년 만의 일이다. 기생충으로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르며 한국 영화 시대가 활짝 열린 것처럼 흥분한 게 불과 5년 전인데 그렇다.

문화산업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 자체로 높은 성장성이 있음은 물론이고 국가의 소프트 파워를 높이는 핵심이기도 하다. 관광산업 성장이나 K푸드의 수출 길이 넓어진 데도 K컬처의 역할이 컸다. 해외시장을 뛰는 제조업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마침 ‘문화 강국’을 외치는 이재명 대통령이다. 새 정부는 전폭적인 지원으로 5년 내 문화산업 시장 300조원, 수출 50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한 약속을 잊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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