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65세 이상 버스 무임승차" 김문수 후보까지 왜 이러나

3 weeks ago 6

입력2025.05.23 17:47 수정2025.05.23 17:47 지면A23

국민의힘이 65세 이상 노년층에 버스 무임승차를 보장하겠다는 어르신 공약을 어제 발표했다. 노인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을 지하철에서 시내버스로 확대하겠다는 것으로, 고령층이 버스 이용을 더 선호한다는 게 이유다. 김문수 후보는 평일 오전 9시에서 오후 5시까지 노인의 버스 무임승차를 허용하되, 이용객이 몰리는 오전 7~9시와 오후 5시 이후엔 유임승차로 전환하는 보완책을 제시했다. 민영제나 준공영제로 운영되는 버스는 지하철과 달리 노인 무임승차가 안 되는 지역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노인 버스 무임승차는 고령층이 급속히 늘고 있는 현실과 누적되는 대중교통 운영 적자 등을 고려하지 않은 선심성 공약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선거철마다 여러 후보가 꺼냈던 공약이지만 실현된 사례가 거의 없는 점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월 지하철에 적용 중인 노인 무임승차의 버스 연계에 대해 “서울시는 대중교통 적자를 겪고 있고 이를 시민 세금으로 메우고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인천 등 6개 도시철도의 무임승차 손실은 해마다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손실 규모만 7228억원에 달한다.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이용을 합산한 것이지만 노인 무료 탑승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서울 시내버스 역시 누적 재정적자가 올해까지 9500억원을 웃돌 전망이어서 자체적으로 노인 무임승차를 감당할 여력이 없다.

가뜩이나 가파른 고령화로 각종 노인복지 혜택의 기준이 되는 연령을 만 65세에서 70세 이상으로 올리자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현실이다. 인구구조 변화로 현재 수준의 복지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우려가 많은 상황에서 버스까지 혜택을 확대하는 것은 선거 포퓰리즘에 다름 아니다. 김문수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퍼주기 공약’을 비판하면서 자신도 이런 공약을 내놓는 것은 그야말로 자가당착이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