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14명 중 9명이 나온 공장 내 휴게시설은 2015년 회사 측이 2, 3층 사이에 증축 신고 없이 임의로 만든 불법 공간이다. 건물 도면에도 없는 장소라 화재 당일 소방 당국이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환기도 제대로 안 되고, 마땅한 대피로도 없는 상황에서 피해자들은 속수무책으로 화를 당했다.
불법 증축 건물에 철거를 명령하고 응하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건 지자체의 책무다. 하지만 대전시와 대덕구청은 10년 넘게 현장 점검을 하지 않았고, 불법 증축 사실도 몰랐다고 한다. 지난해 8월 국민신문고 신고로 공장 본관의 불법 증축이 적발됐지만, 당시 현장 점검에서도 화재가 난 동관은 제외됐다.
이에 대해 관할 대덕구청은 인력 등을 거론하며 “무단 변경은 신고나 제보가 없으면 사실상 확인이 어렵다”는 어이없는 해명을 늘어놓고 있다. 인력이 필요하면 뽑으면 될 일이다. 수백 명이 일하는 관내 산업단지의 대형 공장을 10년 동안 한 번도 점검하지 않은 게 말이 되나. 특히 화재가 난 건물은 불법 증축이 있었던 2015년 하반기부터 외부에서도 2, 3층 사이에 새로 창문이 생긴 걸 확인할 수 있었다. 담당자가 한 번이라도 점검을 했더라면 희생이 이렇게 크진 않았을 것이다.소방 당국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1층에서 발생한 불은 공장 내 누적된 유증기와 기름때 때문에 급속히 확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3년 전 이 공장에서 한 달 간격으로 연달아 화재가 발생했다. 그때 소방 당국은 조사 후 “건물 바닥 등에 다량의 유류 성분이 있다”며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권고 이행 여부는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참사를 막지 못했다. 연 2차례 정기 소방 점검도 현장 확인 없이 업체 측의 서류 제출로 갈음했다.
불법 증축 점검 등 대형 참사 예방을 소홀히 한 지자체가 대전시와 대덕구청만의 일은 아닐 가능성이 크다. 다른 지자체들도 이런 참사가 되풀이될 가능성은 없는지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재난 취약시설을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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