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먹는 비만약' 전쟁…美 일라이릴리, '파운다요' 시판 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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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6.04.02 16:42 수정2026.04.02 16:42

덴마크 노보노디스크와 미국 일라이릴리의 비만약 시장 선두 경쟁이 '주 1회 투여 주사제'에서 '먹는 약'으로 옮겨갔다. 후발주자인 릴리가 먹는 비만약 시판허가를 받으면서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일 릴리에서 개발한 먹는 비만약 '파운다요(성분명 오포글리프론)'를 시판 허가했다고 발표했다. 릴리는 자체 판매몰인 릴리다이렉트 통해 처방전 접수에 돌입했다. 오는 6일부터 미국 전역으로 배송을 시작해 환자들이 바로 투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현지 민간의료보험에서 급여 적용받는 환자의 한달 약값은 25달러 정도다. 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 환자의 저용량 약값은 월 149달러부터 시작한다. 올해 1월 5일 출시된 먹는 위고비와 같다. 매일 먹는 약으로 환자에 따라 감량률을 높이기 위해 한 달 단위로 용량을 높이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앞서 승인받은 먹는 위고비는 펩타이드를 활용한 치료제다. 펩타이드는 몸 속에 들어가면 효소들이 빠르게 분해한다. 이를 막기 위해 특정 성분(SNAC)으로 약을 감싸는데 이 성분이 거품을 내면서 녹아 흡수되는 데 30분 가량 시간이 걸린다. 30분 가량 공복을 유지한 뒤 복용해야 효과가 있다.

이번에 승인받은 파운다요는 합성화합물로 만들었다. 효소 분해를 막기 위한 추가 첨가물이 필요없어 특별한 제한 조건 없이 복용할 수 있다. 환자 편의성 면에선 파운다요가 앞선다는 평가다. 임상시험에서 감량률은 파운다요가 72주차 12.4%, 먹는 위고비가 64주차 16.6%였다. 다만 두 약을 직접 비교한 임상시험은 아니기 때문에 약효를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제프 미컴 씨티 애널리스트는 "파운다요의 복용 편의성이 다소 낮은 약효를 상쇄할 것"이라며 "복용 제한이 없기 때문에 28억달러 매출이 예상된다"고 했다.

파운다요까지 시장에 진출하면서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약 시장 흐름은 주 1회 투여 주사제에서 먹는 약으로 다시 옮겨가는 분위기다. 주사제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환자가 편히 복용할 수 있어 미국처럼 의료 접근성이 낮은 국가에선 활용이 클 것이란 평가다. 실제 미국에선 먹는 위고비 출시 10주만에 40만명 넘는 환자가 이 약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사제에 비해 감량률이 낮은 것은 한계다. 매일 먹는 약이기 때문에 복용을 잊거나 소화 수준 등에 따라 감량률 차이가 커질 수 있다. 먹는 약은 아직 GLP-1 단일제로만 개발됐다. 이중 작용 주사제인 릴리의 마운자로(미국 비만약 제품명 젭바운드) 감량률은 72주차 22.5%로 먹는 약보다 크다.

장기적으론 기존 주사제로 효과를 충분히 보지 못한 환자들이 병용 투여하는 방식으로 먹는 약을 활용하게 될 것으로 업계에선 내다봤다. 국내 한 바이오기업 대표는 "먹는 약이 나와도 장기지속형 치료제 시장 수요는 계속될 것"이라며 "결국 시장은 한달 혹은 세달에 한번 맞는 주사와 먹는 약을 병용하는 방향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에선 일동제약과 디앤디파마텍 등이 먹는 비만약을 개발하고 있다. 일동제약은 저분자 화합물 기반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 1상시험에서 고용량(200㎎) 투여 환자에게서 4주차 9.9%의 감량률을 확인했다. 기존 먹는 약보다 높은 감량률이다.

통상 적정 용량을 찾는 용량상승 시험은 저용량부터 시작해 고용량으로 점차 용량을 늘리는 과정을 거치는 데 이 약은 위장관계 부작용이 적어 바로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용량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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