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락의 디지털 소통] 〈34〉에너지·정유업계, '밈·스토리텔링·숏폼'으로 MZ세대 소통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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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콘텐츠를 통해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각 기업의 콘텐츠 전략이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최근 한국인터넷소통협회 더콘텐츠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브랜드 캐릭터를 활용한 스토리텔링부터 밈 콘텐츠, 숏폼 영상까지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문성과 대중성, 정보성과 유희성을 어떻게 조화롭게 운영하는지가 브랜드 이미지 강화와 소비자 공감 확보의 핵심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 전문성과 신뢰를 겸비한 '미디어 허브' (GS칼텍스)▲ 전문성과 신뢰를 겸비한 '미디어 허브' (GS칼텍스)

GS칼텍스는 공식 블로그 '미디어 허브'를 통해 에너지 산업의 동향, ESG 관련 정보, 전문 용어 해설 등을 일반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고 있다. 특히 에너지와 화학처럼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분야에 대해 일러스트와 모션그래픽을 적극 활용, 시각적 정보 전달력을 높였다. 해당 콘텐츠는 페이스북 카드뉴스와 유튜브 영상으로도 연계 발행되며, 다양한 채널에서 동일한 메시지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인스타그램과 같은 이미지 중심 채널에서는 최근 3개월간 콘텐츠 발행이 현저히 적은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GS칼텍스의 마스코트 '펭군'을 활용한 디지털 달력, 밈 콘텐츠 등의 시도도 있었지만, 반응이 미비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미디어 허브의 양질의 정보를 인스타툰 등 스토리텔링 콘텐츠로 전환해 인스타그램에 정기적으로 업로드한다면 정보성 콘텐츠와 친근한 브랜드 이미지를 동시에 구축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유튜브 중심의 'B급 감성 전사' 웹드라마 콘텐츠(현대오일뱅크 유튜브)▲ 유튜브 중심의 'B급 감성 전사' 웹드라마 콘텐츠(현대오일뱅크 유튜브)

현대오일뱅크는 유튜브를 메인 플랫폼으로 삼고, 웹드라마 형식의 '오일전사' 콘텐츠를 통해 유머러스하고 신박한 B급 감성 콘텐츠로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업로드된 콘텐츠 대부분이 100만 뷰에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하며, 영상 속 브랜드 이미지도 자연스럽게 긍정적으로 인식되는 효과를 얻고 있다.

공식 블로그 역시 유튜브 및 SNS 콘텐츠를 한데 모아 소비자가 쉽게 최신 정보를 접할 수 있도록 큐레이션한다. 게시물마다 연관 해시태그를 통해 내용을 간단히 요약함으로써, 사용자의 탐색 편의성도 향상됐다.

다만, 유튜브 중심 전략에 비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은 단순 콘텐츠 재게시 수준에 머물러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유튜브 콘텐츠를 그대로 다른 채널에 업로드하는 형식은 플랫폼별 콘텐츠 다양성과 소통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유튜브의 인기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되, 각 채널만의 특성을 살린 짧은 밈, 챌린지, 참여형 콘텐츠의 병행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 신뢰 기반의 '정보 큐레이션형 콘텐츠'로 브랜드 이미지 강화(SK이노베이션)▲ 신뢰 기반의 '정보 큐레이션형 콘텐츠'로 브랜드 이미지 강화(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은 지식 콘텐츠의 차별화를 통해 정보 신뢰도와 브랜드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유튜브 '오픈 더 에너지'와 '유레카' 시리즈는 모션그래픽과 캐릭터 일러스트를 활용해 에너지, 환경 분야의 정보를 쉽고 흥미롭게 전달하고 있다. 특히 '유레카'는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을 강조하며,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콘텐츠 구성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강조한 '어린이 책Dream 프로젝트'와 함께, 과학자의 명언을 담은 배경화면 콘텐츠 '과학자들POV' 시리즈가 주목받고 있다. 해당 콘텐츠는 기업의 혁신 이미지와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특히 취업을 준비하는 20대들에게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숏폼 콘텐츠와 릴스의 반응은 다소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20대 신입사원의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형 숏츠 콘텐츠는 취준생의 관심을 끌며 직무 정보를 전달하는 데도 효과적일 수 있다”며 젊은 세대를 겨냥한 감성형 영상 콘텐츠의 확대를 제안했다.

▲ MZ세대 취향저격 친근함을 앞세운 '소통형 채널' (S-Oil 콘텐츠)▲ MZ세대 취향저격 친근함을 앞세운 '소통형 채널' (S-Oil 콘텐츠)

S-OIL은 4개사 중 가장 많은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하며, MZ세대를 대상으로 한 콘텐츠 경쟁력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언어유희를 활용한 '이달에 뭐 하지?' 이벤트, '쏘일메이트' 여행 콘텐츠 등은 참여 장벽을 낮추고, 사용자와 브랜드 간의 친밀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특히 '쏘일메이트'는 지역 명소 소개와 S-OIL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연결함으로써, 인위적이지 않은 브랜드 노출을 실현하고 있다.

유튜브에서는 '퇴근 후 모음.zip' 시리즈를 통해 장소 정보를 영상 내에서만 공개하는 전략을 펼치며, 시청자의 영상 완주율을 높이고 있다. 다만 일부 시청자 입장에서는 정보 부족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있어, 영상 설명란에 최소한의 힌트를 제공하거나 지도 콘텐츠를 추후 공유하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에너지 빅4의 디지털 콘텐츠 전략은 각 기업의 아이덴티티와 마케팅 방향성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GS칼텍스는 정보 신뢰성과 전문성을, 현대오일뱅크는 유머 감성 기반의 브랜드 친근성을, SK이노베이션은 지식 콘텐츠 기반의 지속 가능성을, S-OIL은 젊은 세대와의 유대감 형성을 각각 강점으로 삼고 있다.


향후 에너지 기업들이 플랫폼별 특성을 반영한 콘텐츠 전략을 고도화하고,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감성적·참여형 콘텐츠로 확장해 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영락 한국인터넷소통협회 회장·더콘텐츠연구소장박영락 한국인터넷소통협회 회장·더콘텐츠연구소장

박영락 한국인터넷소통협회 회장·더콘텐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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