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새 책을 내면서 제사를 찾느라 한참 고심했다. 제사(題詞)란 책의 첫머리에 책 내용과 연관 있는 경구나 시 등을 적은 짧은 글인데, 대개 한 문장이거나 길어도 한 단락을 넘지 않는다. 주로 라틴어나 그리스어로 된 고전 속 명언, 성경 구절, 셰익스피어가 단골손님이다. 예컨대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제사는 로마서 12장 19절이다. “원수 갚는 것은 내가 할 일이니, 내가 갚겠다.” 삐딱한 작가들은 없으면 지어서 쓰기도 한다.
[문지혁의 슬기로운 문학생활] [23] 제사와 헌사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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