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억제 없이 병적 세포대사만 조준…치료 패러다임 바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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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는 환자 면역 체계를 광범위하게 억눌러 부작용이 큰 데다 효과 면에서도 한계가 있습니다. 면역을 억제하지 않고 병적 세포 대사만 제어하는 현대ADM바이오의 접근법은 기존 한계를 극복하는 의미 있는 시도가 될 겁니다.”

류머티즘 관절염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존 아이작 영국 뉴캐슬대 교수는 최근 기자를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달 현대ADM바이오가 주최한 ‘페니트리움 글로벌 심포지엄 2026’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비뇨기암 치료 분야 석학인 프레드릭 밀라드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캠퍼스 교수도 함께 참석했다. 이들은 병든 세포 주변에 쌓인 비정상적 기질(ECM)을 깨는 방식의 페니트리움이 류머티즘 관절염과 전립선암 등의 미충족 수요를 해소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들을 통해 기존 신약의 한계와 후속 신약 개발 전략 등에 대해 들어봤다.

존 아이작 영국 뉴캐슬대 교수(왼쪽)와 프레드릭 밀라드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캠퍼스 교수가 신약 개발 전략 등을 설명하고 있다.  현대ADM바이오 제공

존 아이작 영국 뉴캐슬대 교수(왼쪽)와 프레드릭 밀라드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캠퍼스 교수가 신약 개발 전략 등을 설명하고 있다. 현대ADM바이오 제공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5)에서 페니트리움에 대한 발표를 듣고 직접 공동연구 등을 제안했다.

아이작 교수= 류머티즘 관절염은 30년여간 많은 치료제 개발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많은 환자가 치료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면역체계를 억제하지 않는 새로운 유형의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상당히 크다. 페니트리움은 그런 약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류머티즘 관절염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수 있다는 의미다. 페니트리움은 정상 조직은 그대로 두고 병이 생긴 조직만 공격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면에서 상당히 특별한 약이다. 질병 치료의 개념을 바꿀 수 있는 약물로 보인다.

▷기존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는 어떤 한계가 있었나.

아이작 교수= TNF-알파 억제제가 많이 활용되는데 이들은 면역 세포를 사멸시키는 데에는 효과적이지만 질환이 사라지는 완전 관해에 도달하는 환자 비율이 20%에 불과하다. 80%는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의미다. 그 원인으로 ECM 등으로 이뤄진 섬유아세포를 꼽는다. 페니트리움은 이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 항염증제가 아닌 데다 면역체계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 면역 억제로 인한 감염 위험의 우려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50여년 간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는 면역 체계와 염증 체계에 초점을 맞춰왔다. 페니트리움은 완전히 다른 접근이다.

▷섬유아세포가 류머티즘 관절염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는 많았다. 그간 약물이 개발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

아이작 교수= 20년 전까지만 해도 섬유아세포는 지지대 같은 존재였다. 단순히 구조적 역할을 하는 세포로만 여겨졌다. 섬유아세포에 관한 연구는 최근 10년 새 상당히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 한두 개 기업이 신약 개발에 성공한다면 관심이 커질 만한 분야다.

▷다른 치료제 개발로도 확대 가능성이 있나.

아이작 교수= 페니트리움이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면 폐섬유증, 다발성 경화증 등으로 연구를 확대할 수 있을 것이다.

▷전립선암 치료제 분야는 어떤가.

밀라드 교수= 전립선암 표준 기본 치료는 안드로겐 수용체를 표적으로 한 호르몬 치료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치료 효과가 떨어지는 게 한계다. 결국 페니트리움이 이런 내성을 극복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가 치료제 개발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성을 줄여 기존 호르몬 치료 효과를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상당히 중요한 진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암은 점차 만성질환으로 인식되는 추세다.

밀라드 교수= 전립선암은 대표 사례다. 환자들은 진단 후 몇 년이 지난 뒤 재발해 다시 치료받기도 한다. 이런 기간이 20년, 30년가량 지속되는 일도 흔하다. 만성질환을 관리할 때 중요한 것은 치료 효과와 부작용이다.

▷암 치료에도 이런 경향이 반영되고 있다.

밀라드 교수= 1950년대에 등장한 화학항암요법은 독성과 부작용 문제가 심했다. 수십 년 간 종양학 연구자들은 이런 부작용을 감수해야만 암을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젠 옛날이야기다. 표적·면역항암제가 등장하면서다. 과거엔 환자가 견뎌낼 수 있는 ‘최대 내약 용량’이 중요했다. 이젠 효과를 볼 수 있는 ‘최소 유효 용량’이 기준이 됐다. 암 치료는 새로운 시대로 가고 있다.

▷암 완치의 개념도 달라졌다.

밀라드 교수= 완치 단계에 도달하기 힘든 환자가 많다는 것을 이제는 알게 됐다. 암 진단 후 치료를 하고, 관리 가능한 수준까지 조절해 불편함 없이 산다면 조직검사에서 암세포가 발견돼도 괜찮다는 의미다. 전립선암, 유방암, 폐암 등은 완치가 유일한 해결책은 아니다.

▷전립선암은 면역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 ‘콜드 튜머’다.

밀라드 교수= 면역항암제가 잘 듣는 ‘핫 튜머’와 ‘콜드 튜머’의 구분은 간단치 않다. 원인도 다양하다. 암 세포 주변의 비정상적 ECM이 면역 장벽이 돼 ‘면역 억제’ 환경을 조성한다는 개념은 그중 하나다. 다만 이런 아이디어는 검증이 필요하다.

▷페니트리움의 접근법은 어떤가.

밀라드 교수= 종양학 분야엔 전임상 단계에선 유망해 보이지만 임상 시험을 통해 검증해야 하는 아이디어가 많다. 페니트리움 임상이 어떤 결과로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시도할 만한 근거는 충분하다. 기존 안드로겐 수용체 기반 항암 치료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독성 없는 먹는 약을 개발한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이번 한국 방문은 임상 협업을 위한 첫 회의다. 종양미세환경(TME)에 영향을 미치는 기전을 고려하면 전립선암 외에 유방암, 대장암, 췌장암 등 다른 암으로도 확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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