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정부와 시장의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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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후반 미국 독립전쟁에서 진 영국 정부가 재정난을 타개하려 벽돌세를 도입했다. 벽돌에 세금을 매기면 큰 집을 짓는 부자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걷을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예상은 빗나갔다. 건축업자들이 세금을 줄일 심산으로 크기를 두 배 이상으로 키운 ‘대왕 벽돌(Great Bricks)’을 만들어 건축에 들어가는 벽돌 수를 줄인 것이다. 정부가 벽돌의 부피를 규제하자 이번엔 벽돌 대신 나무나 타일을 건축재로 썼다. 결국 영국 정부는 벽돌세를 폐지하고 말았다.

▶미국에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가 유행하게 된 것도 규제와 관련 있다. 1975년 미 정부가 에너지 절약과 환경 보호를 명분으로 승용차 연비 규제를 강화했다. 소형차 보급을 늘리려는 목적이었지만 중대형 차량을 선호하는 미국인의 소비 패턴은 바뀌지 않았다. 자동차 회사들은 상대적으로 규제가 느슨한 경트럭 프레임에 승용차를 얹은 SUV로 대응했다. 연비 규제가 오히려 기름을 더 많이 먹는 SUV를 대중화시키는 역설이 빚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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