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에스컬레이터 두 줄 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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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 큰맘 먹고 두 줄 서기를 시도해 본 적이 있다. 한 줄 서기가 불합리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뒤에서 따가운 시선이 느껴지더니 바로 이런 말이 들려왔다. “출근 시간 급한데 좀 비켜주시겠어요.” 결국 얼마 버티지 못했다. 그나마 이 정도로 끝나면 다행이다. 두 줄 서기로 인한 폭행 사건도 종종 발생한다. 출퇴근 시간 서울 지하철에서 웬만한 강심장 아니면 두 줄 서기는 엄두를 내기 어렵다.

▶이런 혼란이 생긴 건 지난 30년간 에스컬레이터 줄 서기에 대한 정부 정책 기조가 오락가락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1998년 한 줄 서기를 홍보하다 안전 문제와 에스컬레이터 고장 우려가 제기되자 2007년부터 두 줄 서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하지만 시민들 호응이 적었다. 한 줄 서기가 나름 효율적인 부분이 있는 데다 이미 여기에 익숙해진 탓이다. 2015년 정부는 두 줄 서기 캠페인을 공식적으로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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