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실패를 목표로 하는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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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어느 날 밤 미국 생명공학 회사 연구원 캐리 멀리스가 여자 친구를 태우고 고속도로를 달릴 때 당시 연구 중인 난제, DNA 연속 복제를 풀 아이디어가 불현듯 떠올랐다. 그는 흥분했지만 과학계는 그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엔 실패한 연구였던 셈이다. 그런데 유전자 증폭 기술이 점차 발전하면서 그의 연구가 인정받기 시작했다. 10년 후인 1993년엔 노벨 화학상까지 받았다. 코로나 때 익숙해진 PCR 검사는 이 연구를 바탕으로 만든 것이다.

▶과학기술 연구는 실패 가능성을 동반한다. 그렇지만 실패를 통해 얻은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연구와 제품을 개발해온 것이 과학기술의 역사였다. 3M 소속 엔지니어 스펜서 실버 박사는 1968년 항공기 제작에 쓸 강한 접착제를 개발 중이었다. 연구는 완전 실패였다. 그가 만든 접착제는 접착력이 너무 약해 붙였다 뗄 수 있을 정도였다. 이 연구는 잊혔다가 6년 후 ‘포스트잇’으로 빛을 보았다. 3M엔 이렇게 실패했다가 나중에 빛을 본 제품이 한둘이 아니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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