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에 입학한 1983년엔 교복 입은 선배들이 부러웠다. 그해 시작된 교복 자율화로 신입생은 사복만 입어야 했기 때문이다. 획일성을 벗고 자율성을 높이자는 명분과 함께 집에서 입던 옷을 그냥 입혀 등교시키면 가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브랜드’의 교실 공습이 시작됐다. 고가의 브랜드 옷을 입고 학교에 나타나는 아이들이 생겨난 것이다. 전염병처럼 이 현상이 번졌다. 옷보다 신발이 먼저였다. 나이키 아닌 나이스 등 짝퉁 브랜드까지 등장한 것도 그 무렵이다.
▶등교용 브랜드 옷 때문에 부모 등골이 휘자 당국이 결국 교복을 부활시켰다. 그랬더니 이번엔 교복 위에 입는 외투 브랜드 경쟁이 벌어졌다. 부모 등골이 휘는 정도가 아니라 부러뜨릴 만큼 비싼 패딩이 교실을 점령했다. ‘등골 브레이커’라는 신조어도 유행했다. 특정 브랜드 패딩의 가격대별로 서열을 매긴 ‘계급도’까지 등장했다. 가장 기본 모델부터 100만원대 ‘대장’급 제품까지 무엇을 걸쳤느냐에 따라 교실 내 대우가 달라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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